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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무역수지 '빨간불'

국제수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올들어 4월말까지의 무역수지흑자액(통관기준잠정치)이 7억7,300만달러에 불과, 현재로서는 올해 흑자목표달성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정부는 당초 올해 흑자액을 120억달러로 잡았다. 그러나 산업연구원(KIET) 등 국책연구원은 물론이고 민간경제연구소들도 흑자액전망치를 120억달러에서 80억~90억달러로 하향조정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하향조정된 흑자목표도 실현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국제수지흑자기조가 흔들릴 경우 제2의 경제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1일 4월중 수출 136억4,100만달러, 수입 134억1,600만달러로 무역수지가 2억2,500만달러 흑자에 그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4월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23억9,900만달러)의 10%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흑자기조가 흔들린 요인은 기본적으로 원유 등 에너지가격의 상승에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수출경쟁력의 약화라 할 수 있다. 4월중 원유도입액만 20.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9.9억달러)보다 두 배이상 늘어났고 LNG LPG 석탄 등 에너지관련 품목의 수입증가율이 50~150%까지 폭증했다. 수입증가율도 수출증가율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수출증가율은 1월 31.5%, 2월 37%, 3월 25.3%, 4월 18.6%로 둔화하는 반면 수입증가율은 줄곧 50%대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전망은 아주 불투명하다. 유가안정세가 5월 이후 수입물가에 반영돼 매달 5억~10억달러 내외의 수입감소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산자부 분석이다. 반면에 수출은 자동차와 축산을 제외하면 대다수 업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반도체 가격 회복세와 조선 섬유 등 수출증가로 흑자기조 유지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수출 신장세는 다소 둔화하는 양상이다. 대(對)선진국 수출증가율은 1분기 31.6%에서 지난달 18.7%로 떨어졌고 개도국의 경우도 1분기 28.5%에서 지난달에는 21%로 낮아졌다. 이같은 추세에 근거해 산업연구원(KIET)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예상하는 올 무역흑자 규모는 80억~90억달러 수준이다. 산자부 고위관계자는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내수호조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수입증가세가 워낙 급격해 정부의 흑자전망치 수정이 불가피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윤필기자 WALDEN@HK.CO.KR 입력시간 2000/05/0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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