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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국내 첫 원유시추설비 해상합체 성공


지난 3일 경남 진해 앞바다. 삼성중공업이 만든 해상석유시추설비의 상부구조물(Top Side)를 실은 중량물운반선이 거제조선소를 출발, 이곳에 도착했다. 물밑에는 러시아에서 만든 시추설비 하부구조물(Hull)을 수심 27m 깊이로 잠수시켜놨다. 바닥면적이 가로 세로 각각 100m인 두 개의 거대 구조물을 정확히 합체시켜야 석유시추설비 1기가 완성된다. 암나사, 수나사 모양의 6개 접합부는 직경이 50㎝에 불과해 초정밀 작업이 필요하다. 게다가 7월 초는 장마기간이다. 12일에 걸쳐 160명이 2교대로 애쓴 결과 두 개의 구조물을 한 치의 오차없이 결합시키는 데 성공했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3주 이상 걸릴 작업이 12일 만에 끝나자 발주처인 러시아 측 참관인 50여명이 감탄사를 연발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이 국내 최초로 원유시추설비를 해상에서 합체시키는 데 성공했다. 각국의 자국 건조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 같은 해상 합체가 조선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번 시추설비는 삼성중공업이 상부구조물을, 러시아 조선소가 하부구조물을 각각 제작해 러시아에서 최종 합체하는 조건으로 지난 2007년 러시아 가즈플롯으로부터 6억 달러에 수주한 프로젝트다. 그러나 러시아 조선소는 기술부족을 이유로 결국 해상합체를 포기, 삼성중공업이 진해 앞바다에서 직접 수행하게 됐다. 이에 따른 추가 매출은 4,500만 달러에 달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유럽 조선업체들도 해상합체 기술을 보인 적은 있지만 대부분 대륙붕에 고정된 기둥에 상부구조를 올려 놓는 수준이었다”면서 “흔들리는 파도 속에서 상부와 하부가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합체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시추설비 해상합체에 성공함에 따라 자국건조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국가들로부터 상부구조를 수주해 합체해 주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브라질 등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상부구조물을 외국에 맡기더라도 하부구조물은 반드시 자국에서 건조하기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시추설비는 진해만에서 거제조선소로 돌아와 배관 및 케이블 연결작업, 시운전 등을 거친 뒤 사할린 유전지역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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