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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만 새면 政爭… 국민 불안하다
입력2003-10-12 00:00:00
수정
2003.10.12 00:00:00
권홍우 기자
“국민은 불안합니다. 경제가 어려운데 대통령 등 지도층이 자꾸 혼란을 부추기니 걱정입니다. 선진국들조차 실업극복 등 경제회복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데 우리는 허구헌날 정쟁(政爭)으로 날을 새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제발 정신들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제는 힘을 모아야할 때가 아니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발언으로 국정차질이 우려되고, 정치권이 총선만을 의식하며 상대방죽이기에 나서는 등 혼란을 거듭하면서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세계경제가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정치적갈등 때문에 성장대열에서 자꾸 밀려나고 있다며, 한국이 이런 성장대열에 가세하느냐, 아니면 탈락하느냐는 앞으로 6개월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내년 4월 총선거가 있지만 그 때까지 재신임문제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옥신각신하고, 정부가 정치권에 휘둘려 정책의 일관성과 추진력을 상실할 경우 세계경제의 낙오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경제를 둘러싼 내부여건은 매우 나쁘다. 각 정파간 갈등과 경쟁이 거세질 경우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경제는 정쟁의 뒷전으로 밀려 날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접어드는 마당에 발생한 재신임으로 인한 혼란은 우리 경제를 탈출 불가능한 늪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국민들의 실생활은 날로 곤고(困苦)해지고 있다. 40,50대 직장인의 감원이 외환위기 당시 수준에 이르고 미래의 동량인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절망상태다. 비전이 보이지 않는 조국을 등지고 해외로 떠나는 국민들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적어도 앞으로 3개월 동안 나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는 점이다. 노 대통령이 재신임을 받게될 때까지는 건국 이래 최악의 정쟁이 불가피해 사회혼란과 대외신인도 하락, 경제난 악화 등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각성은 물론 국가행정시스템의 정상작동과 정책일관성유지, 노사평화 등이 긴박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모두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공멸(共滅)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의 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과거에는 세계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서면 한국이 가장 빠르게 영향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며 “자칫 한국경제가 세계적 낙제생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경제회복을 이끌만한 주체가 사라졌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정부와 경제정책의 리더십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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