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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첫날 '운수·물류 피해' 현실화
입력2006-03-01 10:46:46
수정
2006.03.01 10:46:46
오전 6시까지 철도운송 평시의 36%…시민불만 가중 "내일이 더 걱정"<br>정부, 대책인력 투입.대체교통수단 증편 등 대책에 부심
한국철도공사 노조가 1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 결정에 불복하고 파업을 강행함에 따라 전국 열차와 수도권 전철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 불편과 산업계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수도권 전철 운행률이 떨어지면서 운행횟수와 배차간격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경부선과 호남선 열차 운행이 취소되자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떨며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굴려야 했다.
◇ 노조 40% 파업참여..철도운행 평시의 36%
건설교통부가 이날 오전 6시까지 집계한 교통상황에 따르면 총 조합원 2만5천510명 가운데 40.5%인 1만320명이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열차 운행횟수가 263회에서 95회로 줄어 평상시 대비 36%의 운행률을 보였다.
수도권 전철의 경우 72회가 운행돼야 했지만 54회 운행돼 75%의 운행율을 기록했다.
KTX는 14회에서 6회로 운행횟수가 평상시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고, 새마을호는 4회 운항될 예정이었지만 한 차례도 운행하지 못했다. 이외에 무궁화호는 50회에서 12회로, 통근열차는 22회에서 10회로 운행횟수가 줄어들었다.
열차운행 횟수가 평소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고 배차간격도 길어지자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승강장에서 떨어야 했고 일부 승객들은 매표소 등으로 몰려가항의하기도 했다.
화물열차도 101회 운행할 예정이었지만 13회 밖에 운행하지 않아 산업계 피해가 예상된다.
수출입 화물수송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산역 물류 수송에도 비상이 걸렸다.
철도공사 부산지역본부는 이날 하루 KTX 운행을 96회에서 34회로 줄이고 새마을호를 34회에서 8회, 무궁화를 114회에서 12회 등으로 각각 감축 운행할 계획이다.
특히 화물열차는 평소 하루 144회에서 32회만 편성해 컨터이너 수송 열차는 56회에서 20회로, 유류 수송은 18회에서 6회 등으로 운행횟수가 평소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물류 수송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호남 지역도 철도파업에 따른 운송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날 광주역과 송정리역에서 출발하는 서울 용산행 열차는 KTX 4대, 무궁화호 2대밖에 없으며, 이는 평시의 30%에 불과한 수준이다.
◇ 정부 대책마련에 `분주'
파업이 본격화됨에 따라 정부는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한편 버스와 택시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강화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철도공사는 노조원들에게 이날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도록 긴급복귀 명령을 내렸으며, 복귀하지 않는 노조원은 직위해제한 후 징계조치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서울메트로 소속 지하철 1, 3, 4호선을 평상시 810회에서 834회로 늘려 운행하고 있으며, 이후 통행량 등을 감안해 전세버스 1천769대와 마을버스 1천244대를 투입하고 408개 노선의 막차 시간을 한시간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인천시는 광역버스 32대(53회)와 시내버스 11개 노선 71대(71회)를 증편했고 택시부제도 해제했다.
인천시는 상황에 따라 전세버스 84대를 추가 투입하고 운행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경기도는 시내버스 26대(183회)를 증편하고 죽전-잠실 등 임시노선을 개설해 버스 11대를 투입했다. 이와 함께 마을버스를 16회 늘렸으며 택시부제도 해제했다.
경기도는 버스 운행시간을 첫차는 30분 앞당기고 막차는 1시간 연장하는 동시에 마을버스 312대를 증편운행하고 마을버스 정류장을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추진키로했다.
정부는 장거리 여객 수송도 대체 수송수단을 적극 투입해 피해를 줄일 방침이다.
항공은 현재 국내선에 1만1천석의 여유좌석이 확보됐으며, 필요시 최대 12편을 증편 운항하기로 했다.
고속버스는 12만석의 여유좌석을 활용하고 상황에 따라 146개 노선 198대를 증편할 계획이며, 시외버스도 82만석의 여유좌석을 활용할 예정이다.
화물수송은 컨테이너의 경우 도로를 통해 수송이 이뤄지고 있으며 시멘트 등은 여유분이 비축돼 있는 상태여서 현재까지는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시민만 봉이냐"..시민불만 가중
철도 파업으로 전국의 열차운행과 수도권전철 운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기차역과 지하철역 곳곳에서 열차운행이 지연되고 매표업무가 차질을 빚자 승객들은 운행열차 시간 알림판 앞에 모여 안내 방송에 귀를 기울이며 불만을 토로했다.
회사원 한은혜(30.여)씨는 "다행히 오늘은 공휴일이어서 전철이 붐비지 않아 불편은 적었지만 내일부터는 출근을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임진강행 열차를 이용해 매일 출퇴근하는 정혜숙(64ㆍ여)씨는 "평소 한 시간에한차례 운행하던 열차가 파업 때문에 하루 4차례로 줄었다고 들었다"며 "오늘은 쉬는 날이라 괜찮지만 내일부터는 앞이 캄캄하다"고 우려했다.
용산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는 황정하(57)씨는 "날씨가 추운데 열차까지 오지 않으니 역사 안에서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매표소에서 표를 사기도 힘들고 열차를 25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출근하는 김순영(44)씨도 "파업하는 줄 모르고 나왔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난다니 지각할까봐 걱정"이라고 발을 동동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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