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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책이 상책”/정경부 온종훈 기자(기자의 눈)

「무책이 상책.」 최근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지지율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당내 분열조짐까지 비쳐지면서 여권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자탄의 말이다.이대표 지지율이 지난 7월21일 경선 직후 40%선에서 반등 기미없이 계속 하향곡선을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이대표와 측근들의 정치력 부족에 대해 꼬집으면서 당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이대표는 대통령 후보 선출 이후 보여준 몇가지 부분에서 오히려 하지 않았으면 했던 일들을 무리하게 추진해 지지층들이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 우선 크게 꼽을 수 있는 것이 기아자동차 중재,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면건, 최근에는 이원집정부제 등의 권력구조개편 개헌발언 등이다. 이 세가지 사건에서 이대표는 대체로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우선 당내 의견수렴이나 국민여론의 검증이 없는 사안을 자신이나 측근을 통해 「깜짝 쇼」 스타일로 발표했다. 그리고 바로 이어 정치권, 정부, 청와대 등의 반발을 불러일으켰으며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전면 부정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했다. 이대표의 이런 정치스타일은 지지율이 떨어질수록, 당내 분열조짐이 심화되면 될수록 더욱 악화되는 양상이다. 지지율 부진에 따른 조바심 속에서 「악수」만 거듭 두는 꼴이다. 『우리 정치가 밖에서 보면 비록 혼탁해 보일지는 몰라도 순리와 정도라는 큰 흐름 속에서 흘러왔다』고 말한 한 여당 정치인은 『이대표가 입당 당시의 개혁이미지로 돌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바닥권 지지율을 회복하고 이대표를 중심으로 정권을 재창출하기 위해서는 정도를 밟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30일 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벌써부터 신한국당 주변에서는 전당대회를 전후로 「큰 건」이 하나 터질 것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나 그 결과가 이대표의 극적인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회복할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뜨릴지 아직은 미지수다. 「무책이 상책」이 될지, 「유책이 하책」이 될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지만 이대표를 비롯한 신한국당 지도부로서는 미리 살피고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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