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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금융기관] 국내 부실 떠안는다

국내 금융기관에 돈을 빌려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사상 처음으로 손실을 분담하게 됐다.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국내 금융기관들은 거래기업의 파산에 따른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은 반면 외국 채권자들은 꼬박꼬박 원리금을 챙겨갔다는 점에서 이번 일로 외국 금융기관과도 협상을 통해 부채상환 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한 셈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빛은행을 비롯한 한국개발리스 채권단은 최근 일본계 산와(三和)은행 등의 외국 채권금융기관에 채권액의 일정 부분을 탕감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외국계 채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조만간 빚탕감 협상이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빛은행 등은 외국기관들에 대해 개발리스 채권 가운데 30%를 탕감해주고 70%를 일시에 상환받거나 5년간 분할 상환받는 방법 중 하나를 택할 것을 제안했다. 5년간 분할상환을 받을 경우 적용되는 이자율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1.5%의 조건이다. 그러나 일부 외국금융기관들은 분할상환보다 손실을 떠안고서라도 채권을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5년간 분할상환받을 경우 따를 수 있는 신용위험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액의 30%를 탕감한 뒤 나머지 금액은 일시에 상환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개발리스에 워크아웃을 적용키로 채권자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나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동의하지 않고 있어 빚을 먼저 갚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기업구조조정위원회는 금융기관에 워크아웃을 추진할 경우 외국계 채권기관의 동의서를 받도록 했다. 개발리스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은 워크아웃을 적용하기 위해 전체 채권단회의를 소집한다고 각 금융기관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당초 31일 만료 예정이던 개발리스의 채무상환 유예기간이 재연장됐으며 채권단은 4월초 회의를 열어 워크아웃과 외국계 금융기관의 손실분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상복 기자 SBH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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