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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폭등 장기불황 우려
입력2003-02-27 00:00:00
수정
2003.02.27 00:00:00
이병관 기자
이라크 전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 원유 재고가 대폭 감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유가가 천정 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인플레 증가, 소비심리 위축 등을 야기시키며 세계 경제를 장기 불황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1.64달러(4.6%) 폭등한 37.70달러로 마감하며 지난 90년 걸프전 이후 1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배럴당 40달러는 시간문제라고 경고하고 있다. 유가는 이틀 동안에만 7.2%가 올랐고 1년 전에 비해서는 무려 81%나 급등했다.
4월 인도분 난방유 가격도 전날에 비해 갤런당 3.23센트(2.9%) 급등한 1.1549달러선에 장을 마쳐 지난 78년 NYMEX에서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주요 난방연료인 천연가스는 올들어서만 무려 91%나 폭등해 주거 비용 상승 및 기업 투자ㆍ소비심리의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유가 급등을 불러 온 것은 미 원유 재고량이 1년 전보다 14% 낮은 2억7,190만배럴이라는 발표 때문. 그러나 이라크 전쟁 임박이라는 극도의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재고감소, 이상 한파, 베네수엘라 석유 파업 등 갖가지 악재들이 확대되며 시장 투기를 부추기고 있어 유가 급등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란게 지배적 전망이다. 여기다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 총리가 26일 이슬람회의기구에서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석유를 무기화하겠다고 밝혀 가뜩이나 불안한 석유 시장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사태에 따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미국내 원유재고가 빠른 시일내 늘어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가 걸프전 당시의 최고가인 배럴당 40.42달러를 넘어서 41달러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의 스티븐 위에팅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연간 기준으로 500억달러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 급등의 근본 원인인 이라크 전쟁의 불확실성이 없어지지 않는 한 이상 한파, 재고 감소 소식 등 복합 악재들이 부각되며 유가의 고공행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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