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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공기업] 한국통신 "선진 전문경영 체제의 私기업으로"
입력2001-07-26 00:00:00
수정
2001.07.26 00:00:00
지난달말 한국통신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식예탁증서(DR) 상장을 알리는 타종식 행사를 가졌다.
한통으로서는 이날 행사가 큰 의미로 다가왔다. 민영화로 가는 길목에서 최대 고비를 넘겼기 때문이다.
한통의 주인인 정보통신부는 이번 DR 발행을 통해 정부 소유인 5,550만2,000주(17.8%)를 외국에 매각했다. 주당 가격은 20.20달러, 모두 22억4,229만달러(2조9,125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로써 정부의 한통 지분은 57.9%에서 40.1%로 낮아졌으며 외국인 지분은 19.4%에서 37.2%로 올라갔다.
당초 DR발행을 위해 로드쇼를 진행해온 정통부와 한통측은 우려를 많이 했다. 겉으로는 큰 폭의 할증발행이 가능하다고 얘기했지만 속으로는 할인발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최근의 세계적인 경기침체, 특히 통신주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보다 2주일 정도 앞서 하이닉스반도체의 ADR이 24.4%의 할인률로 발행된 뒤 바로 15% 이상 가격이 하락했다. 또 일본 NTT도코모와 영국의 보다폰도 각각 3.0%, 2.5% 할인 발행되는 등 통신업체들의 ADR발행은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한 상태였다.
한통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내 원주에 비해 0.35% 할증 발행하는 데 성공,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다.
이번 한통의 DR발행 성공은 대규모 외자유치라는 측면 외에도 국내 정보통신 산업의 잠재력을 국제 시장에서 재확인받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국가 신인도 제고는 물론 국내 기업들의 외자 유치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통의 DR 발행 성공에는 정부의 강력한 민영화 의지와 외국투자가들의 한국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통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혁신이다.
한통은 이상철 사장 취임 후 유선과 전화 중심에서 무선과 인터넷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왔다. 또 네트워크 사업자에서 정보유통 사업자로 사업영역을 확대해왔다.
이와 함께 IMT-2000, 디지털위성방송 등 신규 성장사업에 참여하는 등 종합통신사업자로서 위상을 다져왔다. 내부적으로도 인력 감축, 조직 통합, 자회사 정비 및 경영구조 개선 등 선진 기업경영의 틀을 정착시키는데 주력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97년 217%에 달하던 부채비율을 지난해말 103%로 끌어내렸으며 매출 10조3,000억원,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하는 등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올렸다.
한통은 이번 DR 발행 이후 일정에 맞춰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증자 10%를 포함한 15%의 지분을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매각할 계획으로 현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중이다. 나머지 31%의 지분에 대해서는 해외 DR 발행 후 6개월 동안 추가 주식매각이 제한되는 점을 감안, 오는 12월 이후 국내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매각 촉진을 위해 매입 인센티브 부여 등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매각방안을 정부에 건의중이며 앞으로 증시 상황을 봐가며 2~3회 분할 매각할 생각이다.
이상철 한통 사장은 이와 관련 "당초 계획대로 내년 6월이면 완전 민영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영화 이후 한통은 사기업으로 새로운 길을 걷게 된다. 사기업으로서의 한통은 선진 전문경영체제를 갖춘 기업으로 지배구조의 선진화를 통한 투명경영을 달성해 모범적인 기업모델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또 기존의 공익성과 수익성의 절충이라는 공기업적 경영형태에서 탈피해 기업가치ㆍ주주가치를 우선하고 선견ㆍ선결ㆍ선행의 3선으로 스피드 경영을 실현해나갈 방침이다.
한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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