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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LCD 호황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시장 환경변화에 따른 중장기 기조 변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양대 품목의 가격 강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지난 몇 개월간 주요 업체들이 생산량 조절에 적극적으로 노력해 재고를 줄였다는 점, 계절적인 수요 확대 등이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반도체와 LCD 중장기 호황사이클이 시작된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LCD 내년까지 공급 부족”=대량 생산과 시장조성의 필요성 등으로 LCD 패널 가격은 매년 30%가량 떨어지는 게 업계의 상식. 하지만 지난 3월 이후 LCD 패널 가격은 되레 반등하기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대형 TV용 패널 역시 몇 달째 가격이 하락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주요 생산업체들이 생산시설 확대보다 수율 극대화에 주력하는 전략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기기용 LCD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 천안공장의 경우 올 들어 적극적인 혁신활동과 생산방식 개선 등을 통해 생산량이 늘어났음에도 일부 제품은 수요가 생산량을 앞지르고 있다. LCD총괄 관계자는 “지난 3월 이후 판매가가 상승하고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현장의 활기가 넘치고 있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LG필립스LCD도 지난달 5.5세대 라인에 대한 투자를 중단한 뒤 맥스 캐파(Max Capa) 활동을 통해 수율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권영수 LG필립스LCD 사장은 “지금까지 LCD시장의 빠른 성장에 따라 수요가 발생하면 새로운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해왔지만 기존 생산장비 활용을 극대화하고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수요 증가도 두드러진다. 지난 5월 전세계 대형 LCD 패널 출하량은 3,310만개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출하량은 전달보다 11.1%,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0% 증가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도 56억달러를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0%나 급증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CD 가격 회복은 수요증가율에 비해 공급량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나타나고 있다”며 “주요 업체들의 설비투자가 올해 많이 줄었고 이전에 계획된 것도 연기하는 분위기여서 내년 하반기까지 공급이 타이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램 고정거래가 인상될 듯=D램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 공급증가를 주도해온 대만 업체들의 공급량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되면서 현물거래 가격을 중심으로 본격 상승세로 돌아섰다. 삼성이나 하이닉스반도체 등 주요 D램업체들이 하반기 D램 공급증가율을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으로 낮추고 생산라인 일부를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으로 전환한다는 점 등이 가격 강세의 배경이다. 게다가 주요 업체들의 재고가 현재 1~2주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도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물가격은 고정거래가의 선행지수이기 때문에 다음주까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윈도 비스타 효과가 본격화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PC 판매가 늘어나는 하반기가 다가오는데다 윈도 비스타를 탑재한 PC의 경우 2GB 메모리를 기본으로 장착하는 추세여서 수요 확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줄어 D램 가격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요 PC업체들이 7월부터 D램 고정가를 올려주겠다고 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가격이 바닥에 왔다는 심리가 확산된데다 하반기 PC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늘어 당분간 D램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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