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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식품·의술은 건강에 보조 수단일 뿐
입력2005-10-24 16:15:50
수정
2005.10.24 16:15:50
장래성 있는 유망 직업군 중에 건강산업과 관계 있는 직업들이 적잖게 포함되는 것 같다.
한의대를 비롯한 의학관련 학과의 지원율이 해마다 높아지는 것은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 좀더 들어가 보면, 건강한 삶(웰빙)을 소재 삼아 새로 생겨난 직종이 엄청나다.
건강식품이나 운동용품을 개발 판매하는 일을 비롯해 무공해 채소를 재배하고 판매하는 일, 식수와 관련된 일, 다양한 광물질을 이용한 사우나들과 찜질방 안마 마사지 등이 모두 건강과 관련된 직업이다.
사회가 윤택해질수록, 그리고 수명이 늘어날수록 사람들은 좀더 건강하고 좀더 활기차고 좀더 재미있는 삶을 추구한다. 건강에 대한 국제적인 기준 역시 여기에 부합한다.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안녕이 바로 건강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건강한 삶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생활에 여유가 생길수록 더욱 확대될 것이므로, 건강산업은 장래성 있는 유망 직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러한 산업에 유행처럼 지망자가 늘어나다 보면 예기치 못한 허실이 생길 수 있다.
우선 건강 의료산업에 뛰어드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경쟁이 과열되어 착실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홍수처럼 쏟아지는 각종 건강 프로그램과 약품, 식품들 속에서 어느 것이 나에게 맞고 또 제대로 된 것인지를 찾아내기란 오히려 한층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분명한 것은 건강의 핵심은 좋은 약이나 식품이나 치료법에 있지 않다. 이것들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조 수단일 뿐이다.
소문(素問)에 이르기를 ‘음식을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잘 먹고, 몸과 마음이 지치지 않도록 감정과 활동을 절제하며, 자연스런 성생활을 유지하고, 계절의 변화에 적절히 어울리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자연의 흐름에 몸을 조화시키지 않고 시대 흐름에 마음을 융화하지 않으면서 오로지 의술이나 식품이나 인위적 수법들만 찾는 것은 마치 대들보를 세우지 않고 서까래와 기왓장만으로 튼튼한 집을 짓겠다는 것과 같은 일이다. 그것은 아무리 값비싼 재료와 많은 시간을 들여도 결코 이룰 수 없는 허상이다.
건강산업의 홍수 속에서 그것에 이리저리 휩쓸리기 보다는 먼저 자연과 환경의 변화에 잘 적응하는 지혜가 더없이 요구되는 시대인 것 같다.
이은주ㆍ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화당한의원장ㆍ한국밝은성연구소장ㆍwww.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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