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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서버없는 네트워크」시대 열린다

「서버없는 네트워크」시대가 열린다.기존 네트워크는 서버를 중심으로 다른 컴퓨터나 프린터 등 주변기기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중앙의 서버 없이도 주변기기끼리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는 「지니(JINI)」라는 신기술을 제안했다. 지니는 모든 디지털기기의 상호 연결을 추구한다. 컴퓨터 운영체계(OS)에 관계없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인 자바(JAVA)와 함께 서버없는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다. 지니는 디지털기기들이 접속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코드를 확인, 서로 대화할 수 있게 해준다. 지니와 자바를 이용한 네트워크는 종전의 서버를 이용한 중앙집중식 네트워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컴퓨터 분야도 이제 콘센트에 플러그를 꽂으면 바로 작동하는 TV처럼 사용하기 편리한 시대가 열리게 된다. 지니기술이 실용화되면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해진다. 외국에 출장가서 별도의 드라이버(구동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도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와 호텔에 있는 프린터를 연결하여 문서를 출력할 수 있다. 또 PC를 슈퍼컴퓨터에 연결, 일부 기능을 빌려 쓸 수도 있고 남아도는 저장장치를 대여하는 사업도 출현할 수 있다. 정보기술(IT)산업에 일대 변화가 찾아오는 것이다. TV로 조명기기, 에어컨, 오디오·비디오를 조종할 수도 있다. 서버없는 네트워크는 「OS 왕국」 마이크로소프트사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기존 OS는 수천만개의 코드를 사용하고 있어 항상 잠재적인 결함요인을 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OS를 선보이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또 새로운 OS가 나와도 번번이 오류(버그)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최근 윈도2000 출시를 연기한 것도 이 때문.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의 OS 독점에 반기를 든 업체들이 속속 선의 진영에 가세하고 있다. 현재 컴퓨터·소프트웨어·휴대폰·가전 분야의 39개 기업이 「지니 지원」을 선언했다. 필립스와 소니가 주도하는 가전 컨소시엄은 홈비디오 표준에 지니를 결합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반독점 소송이 아니라 지니와 자바가 몰고올 파장이다. 선은 특히 지니의 소스코드를 공개하면서 공감대를 넓히고 있다. MS는 이에 맞서 가전제품을 컴퓨터에 연결하면 바로 작동하는 「유니버설 플러그 앤 플레이」라는 개념을 선보였지만 역부족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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