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ㆍ엔 환율이 반등하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자동차주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데다 노사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환율이 안정되고 있어 주가도 서서히 바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ㆍ엔 환율의 오름세가 이어질 경우 자동차주도 당분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단기 차익매물이 만만찮은데다 실적개선 확인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추세적으로 상승국면으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1.4% 상승한 7만2,600원으로 마감하며 최근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기아차 주가도 이날 3.52% 상승한 1만3,250원으로 마감했다. 쌍용차는 턴어라운드 평가가 나오며 1월 말 4,500원대에서 이날 5,690원까지 반등한 상태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그동안 주가 하락으로 자동차주의 가격 메리트가 있는데다 최근 환율 등 대외여건이 개선되자 외국인 등의 순환매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해 4ㆍ4분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21일 일본 중앙은행이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대두되는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당분간 자동차주의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현대차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 안정에 한몫하고 있다. 현대차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은 1월30일 40.97%에서 이달 16일 41.53%로 높아졌다. 유성모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주는 환율안정, 미국 완성차 ‘빅3’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 노사관계 개선 기대감으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동차주의 추세반전을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투자자문사인 레오파트너스의 김상백 대표는 “일본이 금리를 올릴 경우 행외시장에서 현대차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근본적으로 강성노조 문제가 있고 단기상승에 따른 차익 대기물량이 많아 추세적 상승세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수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여건을 볼 때 호전 가능성이 높지만 현대차그룹은 일본업체와의 격차 축소는 고사하고 중국업체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내수와 미국 판매 회복 여부, 노사화합, 부품업체 경쟁력 강화 등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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