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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 지위악용 동반부실 우려

요청받은 일은증권선 지원결정 못해벼랑끝에 몰린 리젠트화재가 관계회사를 통한 우회대출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던졌다. 문제는 리젠트화재가 관계사의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 보다는 지주회사인 KOL이 대주주의 기득권을 악용해 다른 관계 회사에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지급여력비율 기준에 미달됐던 리젠트화재는 당초 계열사인 리젠트종금과 국내 리젠트 금융사를 총괄하는 지주회사 KOL로부터 595억원의 후순위차입을 받기로 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터진 '진승현 사건'여파로 리젠트그룹이 흔들리면서 모든 자금라인이 끊겨 부실금융기관으로까지 몰리게 된 것. 리젠트화재의 부실금융기관 지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KOL은 기존에 관계가 있는 미국 위스콘신 연기금이 출자를 할 것이라며 정상화를 장담했다. 그러나 위스콘신 연기금의 출자까지 무산되자 계열사를 이용한 우회대출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강행하게 됐다. 일은증권은 지난해 지분 30%가 KOL이 위스콘신연기금과 합작으로 만든 페이퍼컴퍼니 WSKOL로 넘어갔고 KOL의 자회사인 리젠트종금이 20%의 지분을 갖고 있다. 또 위스콘신 연기금이 6%의 지분을 보유, 사실상 KOL이 지배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KOL은 이 같은 지위를 이용해 일은증권에 리젠트화재에 대한 자금지원을 주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은증권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비록 증권업 감독 규정에 따라 자본금 8%의 이상으로 타회사에 출자를 할 수 없지만 후순위차입이라는 방식으로라도 600억원의 거금을 부실 손보사에 던져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은증권 관계자는 "약간의 유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 자금은 이미 활용 계획이 확정된 실정이고 더군다나 600억원을 일시에 지원하라는 것은 수용하기 힘든 요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은증권은 지난 2일 이건과 관련 이사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고 조만간 다시 이사회를 통해 가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보험업계의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손보사에 관계기업이 거액을 지원한다는 것은 무모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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