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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슈랑스 이대로 좋은가] 배부른 은행 vs 배고픈 보험
입력2004-09-16 18:44:45
수정
2004.09.16 18:44:45
경영상황 '극과 극' <br>은행 상반기순익 3조5,900억 작년보다 4배늘어 사상최대<br>지난해 생보 순익 44% 급감 손보도 매년 실적 악화일로
‘배 부른 은행, 배 고픈 보험사.’ 계속되는 경기침체의 위기 속에 은행과 보험업계의 경영 상황은 극단적 대조를 이루고 있다.
상반기 은행은 사상 최대의 순익을 구가했지만 보험사의 순익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문제는 2단계 방카슈랑스가 도입될 경우 이런 상황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를 ‘적자생존’의 논리로 설명하기에는 ‘게임의 룰’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게 보험업계의 불만이다.
특히 2단계 방카슈랑스가 예정대로 도입되면 은행권은 금융시장의 중심축으로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겠지만 보험권이 설 자리를 잃고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은행, 사상 최대 순이익 전망=올 상반기에 국내은행(시중·지방·특수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5,9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19개 전 은행이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흑자행진이 이어지면서 올해 8조원 이상의 초대형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상반기 국내 경기 침체로 대다수 상장기업의 순이익이 감소한 실정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 규모가 5,9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신한 4,772억원, 하나 4,432억원, 국민 3,076억원, 외환 2,587억원 순이었다. 이는 대출채권이 늘고 예대마진이 최대 4%포인트까지 확대되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액의 신규부실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출액은 작년말에 비해 58조원 가량 늘면서 이자순수익이 1조7,332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카드부문의 대손상각비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또 작년 상반기 8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지분법 평가이익이 6,162억원 흑자로 돌아섰고, 유가증권 투자이익이 3,9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2억원 증가했다.
가계와 중소기업의 연체율이 높아져 잠재 위험요인을 안고 있다지만 다른 어느 업종보다도 경영 상황이 좋은 편이다.
박창종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은 “은행이 방카슈랑스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입은 740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6~8%에 불과하다”며 “하지만 방카슈랑스가 확대시행 되면 이 부문의 수수료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카슈랑스 확대도입에 따른 수익 증가가 예상된다는 말이다.
◇보험업계, 실적 악화 심화=은행권과 달리 보험업계는 중소ㆍ대형사를 가리지 않고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2003회계연도(2003년4월∼2004년3월) 생명보험사의 영업실적을 보면 23개 생보사의 당기순익은 1조2,407억원으로 2002년 2조8,282억원에 비해 43.9%가 감소했다.
특히 교보생명의 1ㆍ4분기(2004년4월~2004년6월) 순이익은 1,118억원으로 42.5%나 줄어들었고 대한생명도 3,0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조병진 금감원 상시감시팀장은 “당장 실적 악화도 문제지만 방카슈랑스가 확대 도입되면 경쟁 증가로 인해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해보험사들의 경영실적도 별반 다를 게 없다. 2004년 1ㆍ4분기(4∼6월) 손보사 경영실적을 보면 서울보증보험을 제외한 25개 손보사들의 순이익은 1,8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4억원, 4.7% 줄었다. 손보사의 연간 순이익은 2001년 8,210억원에서 2002년에는 4,847억원, 2003년에는 3,199억원으로 감소했다. 매년 경영실적이 악화되는 구조적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
안철경 보험개발원 연구위원은 “은행이 제2금융권에 비해 우월적 지위에 있어 향후 보험업계가 더욱 열세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면서 “특히 내년에 2차 방카슈랑스 도입으로 자동차보험과 종신보험의 은행 판매가 허용되면 보험사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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