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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주위 욕심으로 「박세리 탈진」비극 초래
입력1998-11-01 00:00:00
수정
1998.11.01 00:00:00
주위의 무리한 욕심과 압력이 결국 「박세리 탈진」이라는 비극을 초래했다.제20회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 2라운드를 마친 박세리(21·아스트라)는 경기직후 강남 삼성의료원 응급실로 실려갔고 결국 대회 출전 불가 판정을 받았다.
삼성의료원측 공식성명에 따르면 박세리의 증세는 누적된 피로와 감기몸살로 인한 고열과 인후통, 근육통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매주 경기를 치르며 피로가 누적된데다 갑작스런 귀국이후 제대로 눈 붙일 시간도 없이 강행군했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속에 경기를 치르면서 몸이 극도로 쇠약해 진 것이다.
삼성의료원측은 『혈액검사와 항생제 투여 등 각종 조치를 취했지만 무엇보다 절대적 안정이 필수』라며 11월 2일 출국도 무리라는 입장을 밝혔다.
2일 출국하지 못하면 5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재팬 클래식 참가도 사실상 힘들어지고 곧이어 미국에서 치러질 투어 챔피언십 출전 역시 불투명해진다.
설령 두 대회 모두 참가한다 해도 제 실력을 내기에 역부족임은 틀림없다.
결국 박세리는 이번 귀국 일정때문에 화려하게 시작했던 루키시즌을 아주 초라하게 끝낼 수도 있는 위기에 몰렸다.
이같은 비극은 박세리 귀국이 결정됐을 때부터 반쯤은 예정된 것이었다.
시즌중 무리하게 귀국 일정이 잡힌 것부터 문제였다.
이번 귀국은 사실 본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 아니라 박세리를 통해 「빛을 보려는」몇몇 인사들의 지나친 욕심이 불러 온 것이다.
이미 지난 8월 한차례 거론됐다가 무산됐던 「박세리가 참가하는 대회」를 관철시키기위해 각계를 통해 압력을 행사한 한국여자프로골프선수권 주최측이 우선 불씨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세리 귀국일정속에 어떻게든 자사 주최행사를 넣으려고 했던 다른 기관들이 그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만든 것이다.
박세리는 삼성월드 챔피언십을 마친직후 샤워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곧장 20여시간동안 비행기에 갇혀 있었다.
귀국후 바로 방송사 2곳을 방문, 녹화를 마쳤고 소속사를 방문한뒤 밤에는 총리만찬에 참석했다. 12시가 다 돼서야 숙소인 대전 유성호텔에 도착한 박세리는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잠을 청하지 못했다는 것이 곁에서 지켜 본 관계자의 전언이다. 다음날은 대전, 공주 등에서 카 퍼레이드를 바롯한 환영회, 방송해설, 골프클리닉 등에 쫓겼고 29일도 연습라운드에 사인회로 녹초가 됐다.
30일 대회 출전, 마침 멀쩡하던 날씨가 대회 시작과 함께 흐려져 찬바람을 동반한 빗방울이 피곤한 박세리를 덮쳤다.
강행군을 하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더해져 피로가 극에 달했다.
가는 곳마다 몰려드는 팬, 갤러리들뿐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한마디씩 하려는 유력인사들 등쌀에 박세리는 아버지를 비롯한 가까운 사람들에게 불편한 심기를 내비쳐 왔다.
박세리는 스스로 끊임없이 말해왔듯 『이제 시작하는』신인이다.
주변의 몰지각한 욕심이 수십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골프여왕」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닌지 크게 우려된다.【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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