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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백의종군 자세로 당 돕겠다"

낙선 책임지고 2선 퇴진 가능성 시사<br>당쇄신 기폭제 역할 할지는 불투명<br>당 지도부 "대선패배는 노무현 대통령 탓" 돌려

대통합민주신당 대선주자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21일 낙선 책임과 관련해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뒤에서 (당을) 돕겠다”며 2선 퇴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당 최고위원 및 상임고문단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갖고 “대선 패배는 다 제가 못나고 부족한 탓이었다”며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정 전 장관이 대선 과정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 실패, 득표율 저조 등의 책임을 지고 당분간 당무 전반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정 전 장관의 이번 발언이 당 지도부를 전면적으로 물갈이하는 당 쇄신의 기폭제 역할을 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정 전 장관이 백의종군을 하더라도 자신 측 계열의 인사를 대신 내세워 내년 총선을 전후로 부활을 노릴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 지도부 내에선 정 전 장관에 대한 ‘면죄부’ 기류가 감돌고 있다. 정대철 상임고문 등 당 중진들은 이날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에서 당 대선후보의 저조한 득표율이 정 전 장관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에 따른 것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패배의 원인을 노 대통령 탓으로 돌리면서 정 전 장관의 퇴로를 열어 준 것이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당의 진로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이 분분했지만 대선 책임론에 대해선 하나같이 ‘노 대통령’을 입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신당 관계자들은 최고위원회 및 상임고문단의 이 같은 기류가 ‘노 대통령 책임론→지도부 물갈이론 무마→공동 지도부 구성을 통한 당력 결집’의 수순을 밟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신당의 한 핵심당직자는 “당내 여러 계파 중 쇄신을 주도할 만큼의 응집력을 가진 그룹은 정동영계와 이해찬계밖에 없는데 스스로 제 살을 벨 수 있겠느냐”며 “쇄신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386 출신 일부와 수도권 지역 의원들 사이에선 쇄신론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한 386 출신의 수도권 의원은 “대선에서 참패했으면 후보와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며 “당 해체를 겁내서 지도부에 면죄부를 준다면 결국 총선 패배로 당이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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