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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기술진흥원 "기술무역 장벽 우리가 뚫는다"

올 산업기술재단·기술거래소등 5곳 뭉쳐 출발<br>지역전략사업 발굴·육성…글로벌 경쟁력 구축<br>기술인력 양성·美등과 국제공동 R&D도 적극



잊혀져가던 폐광촌이 세계적인 생명ㆍ의학 클러스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전남 화순의 얘기다. 화순은 몇 년 전만 해도 외지인의 발길이 뜸한 곳이었다. 지난 2006년 녹십자가 정부의 지역 전략산업 지원을 받아 논밭 한가운데 백신공장을 짓고 신종플루 백신을 생산하자 세계인의 이목은 화순으로 쏠렸다. 세계적 명소를 꿈꾸는 곳이 화순만은 아니다. 보령은 머드, 의성은 마늘, 삼척은 유리, 나주는 천연염색 산업을 세계적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통영은 진주, 하동은 녹차, 고창은 복분자를 글로벌 명품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각 지역과 기업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는 연구개발(R&D) 목표를 설정하고 집중적인 투자를 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것은 국가 R&D 지도를 설계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KIAT는 정부의 시책에 맞춰 지역별 특성화 발전을 지원하고 국가 산업기술 발전의 청사진을 마련하는 기관이다. 기술강국 전략을 수립하는 KIAT는 올해 새롭게 태어났다. 5월 지식경제부 산하에 있던 한국산업기술재단과 한국기술거래소를 중심으로 한국산업기술평가원과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ㆍ정보통신연구진흥원 등 세 곳의 직원 일부를 흡수해 하나로 뭉쳤다. 사업 간 연계와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력산업과 부품소재ㆍ정보기술(IT) 등 각 분야별로 나뉘어져 있던 R&D 지원업무를 한데 모았고 기술무역의 높은 장벽을 뚫고 나가기 위해 힘을 결집했다. ◇한 지붕 다섯 가족이 모여 기술무역 장벽 뚫는다=KIAT는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8개월 만에 다섯 개 기관에 흩어져 있던 직원들을 불러들였다. 다섯 곳에서 나눠 하던 업무를 한 곳으로 모아 기능별ㆍ분야별 중복을 줄이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KIAT는 외형적 조직통합을 통해 조직과 경영의 효율화, 통합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물리적 기반을 성공적으로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는 ▦산업기술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정책 선도 ▦R&D 주체들의 협력과 융합의 장 창출 ▦경쟁력 있는 산업기술 생태계 구축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조직역량 확보 등 전략목표를 달성하는 일만 남았다. 김용근 KIAT 원장은 "통합 초기에는 내부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 기관들의 기능과 사업을 융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앞으로는 개인과 기업•연구기관, 그리고 정부가 기술혁신 역량을 키우고 상호 협력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융합과 소통의 장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세계로, 지역별 전략산업 지원으로 글로벌 경쟁력 구축=KIAT의 1년 예산은 1조3,000억원으로 이중 절반이 넘는 8,000억원이 지역산업 진흥과 광역경제권 육성 사업에 투자된다.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의해 지역산업 지원을 전담해 ▦지역 전략산업 발굴 ▦지역 연고산업 육성을 지원한다. 올해도 전국 13개 시도의 60여개 과제에 354억원의 기술개발자금을 신규로 지원했다. 강원도의 의료기기ㆍ바이오, 광주의 차세대 광기반과 정보가전, 대구의 하이테크 섬유소재, 충남의 전자정보기기ㆍ자동차부품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 연고산업 육성으로는 경남의 웰빙 가공제품, 제주의 넙치, 부산의 해양레포츠웨어, 대구의 첨단소재 감성융합디자인 등이 선정됐다. KIAT는 지역산업단을 통해 ▦지역산업 지원정책 연구 ▦지원사업의 평가관리 ▦지역투자박람회 개최 등 다양한 연계사업을 진행하면서 제2, 제3의 화순을 만들어가고 있다. ◇산업기술강국 도약을 위한 기술개발 토대 구축=1조3,000억원의 예산 중 5,000억원은 산업기술강국과 녹색사회를 선도하는 획기적인 기술을 만들 수 있는 토대 구축에 쓰인다. 기술인력의 실력을 높이고 미래 수요에 대비해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에 집중된다. 연구장비의 지원기반이나 국산 연구장비의 개발역량을 높이는 일도 주요 사업 중 하나다. KIAT의 목표는 국가경쟁력의 핵심인 인재와 기술ㆍ지식의 경쟁력을 높여 한국이 세계 최고의 산업기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국제공동 R&D를 통해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도 마련했다. 승자 독식의 기술경쟁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세계 기술력 1위인 미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R&D 노하우를 쌓겠다는 계산이다. 연간 20억원 내외에서 최대 5년간 지원해 기술을 전수 받는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또 세계 최대 국제공동연구개발 프로그램인 유럽연합(EU) FP에도 국내 연구진을 참여시켜 원천기술 확보에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132억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중 20%가 넘는 31억달러가 기술무역수지 적자였다. CDMAㆍLCD 등 국내 주력 수출품목인 IT제품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기업에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 일본과의 무역거래 비중은 줄었지만 대일 무역적자는 327억달러로 사상 최고에 달했다. 우리나라가 기술무역수지나 대일 무역적자를 흑자로 돌려놓는 것은 KIAT가 우리나라 기업과 지역의 R&D 역량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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