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부터 연금저축펀드의 보수(판매+운용 보수 합계)를 이전보다 평균 0.28%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화신종개인연금50증권전환형SL1호(채권혼합)'의 경우 이전보다 판매보수를 0.27%포인트, 운용보수는 0.18%포인트를 인하하면서 총 보수를 0.45%포인트나 내렸다.
연금저축펀드를 판매하는 증권사나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들은 이미 지난해 7월 금융감독원의 지침에 따라 연금저축펀드 보수를 대대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에 추가로 최소 0.23%포인트에서 최대 0.45%포인트까지 내려 금감원 가이드라인보다 평균 0.41%포인트 저렴한 수준으로 낮췄다.
한화투자증권이 수입 감소를 무릅쓰고 과감히 보수 인하에 나선 것은 연금펀드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연금펀드 시장 (개인연금펀드+퇴직연금펀드 합계) 규모는 5조84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4년 3월 말 기준 11조2,940억원까지 성장했다. 투자자들이 노후 대비를 위해 연금펀드에 적극적으로 가입하자 한화투자증권이 과감한 보수 인하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선 것이다. 특히 연금저축펀드의 경우 올해부터 소득공제에서 12%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연말정산 때 돌려받는 금액이 줄어들었지만 현재 세제혜택 관련 상품이 워낙 부족한 상황이라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대대적 보수 인하까지는 아니지만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연금펀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연금시장의 강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연금저축계좌로 퇴직금까지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에 힘입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4월부터 판매한 '아임유-평생연금저축' 누적 계좌 수는 3만2,400개에 이른다. 이들 증권사는 추후 검토를 통해 연금저축계좌에서 가입할 수 있는 연금펀드의 보수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채권형이나 채권혼합형 연금펀드의 경우 설정 당시 금리가 높았고 보수도 높게 책정됐었는데 금리가 바닥 수준까지 내려온 만큼 그에 맞게 보수를 조정한 것"이라며 "보수를 내리면 판매사의 수입은 감소하겠지만 장기 고객 유치를 위해 증권사들의 연금펀드 보수 인하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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