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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서장대 방화… 누각 2층 전소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華城.사적 제3호)의 서장대(西將臺)에서 방화로 불이 나 누각 2층이 모두 소실됐다. 서장대는 화성의 문화유적 가운데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데도 소화전이 설치되지 않은데다 야간 순찰도 전무, 화재에 무방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 화재 발생 1일 오전 1시35분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팔달산 정상의 수원 화성 서장대 누각 2층에서 안모(24.무직)씨가 자신의 속옷 등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뒤 바닥에 던졌다. 불은 목조건물인 누각 기둥과 석가래 등에 순식간에 옮겨붙으며 누각 2층(19㎡)을 모두 태웠다. 불이 나자 소방차 10대와 소방관 43명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여 20여분만에 불길을 잡았지만, 누각 소실을 막지는 못했다. 화성사업소 시설과 정반석(41)보호계장은 "지난 1996년 서장대에 큰 불이 나 복원했는데 이번에 또 소실됐다"며 "진화과정에서 1층 기와도 훼손돼 복원비용만 1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화용의자 안씨는 불을 낸 뒤 화재현장에서 10여m 떨어진 망루에서 불을 지켜보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붙잡혔다. 안씨는 "카드빚 등 3억원의 빚이 있어 고민하다 혼자 소주 1-2병을 마신 뒤 나도 모르게 불을 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안씨를 연행해 조사중이다. ◇화재 무방비 불이 난 서장대는 화성에서 가장 높은 팔달산 정상(해발 128m)에 위치해있으며, 연무대(鍊武臺)와 함께 평일 2만여명, 주말 5만여명이 찾는 화성의 문화유적중 최고 인기코스다. 그러나 서장대에는 소화전이 설치돼있지 않는 등 화재에 무방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화재당시 화성사업소 관계자들이 현장의 소화기(2대)로 불을 끄려했지만 초기진화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화성이 24시간 개방되는데도 불구하고 화성사업소는 문화재 훼손에 대비한 밤시간대 순찰근무를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화성사업소는 시설과 24명, 관리과 15명 등이 근무하지만 일과시간(오전 9시-오후 6시) 이후에는 사업소 사무실에서 당직만 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6일에는 창경궁 문정전에서는 최모(68)씨가 신문지와 부탄 가스통을 이용해 불을 질렀지만 관리직원들이 곧바로 진화, 문정전 왼쪽 문이 타면서 400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방화 용의자 최씨는 경찰에서 "일산에 토지가 있었는데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토지보상문제가 잘못돼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하는 등 서장대 방화용의자처럼 사회불만이 방화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돼 당국의 안전관리가 요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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