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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9월 들어 다시 고개드나

업계 "휴가·올림픽이후 성수기 시작되면 고철·선철등 값 오를것"<br>고철 올초 톤당 42~44만원서 현재 78만원선 거래<BR>석도강판·제지도 인상 될듯… 中企경영난 가중 우려



국내 중소기업들의 제조원가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 가격이 9월 들어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 원자재가는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원자재 공급처들이 그동안 올리지 못한 가격을 9월 성수기를 맞아 인상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물기업 등의 원재료인 고철과 선철의 경우 같은 원재료를 쓰는 전기로 메이커들이 본격 가동에 나서는 9월이 되면 물량 부족으로 가격 상승이 재개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고철은 올초 톤당 42만~44만원 하던 시세가 최고 80만원까지 오른 뒤 현재 78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 값이 일부 떨어진 것은 전기로 메이커들이 열흘 정도씩 하계 휴가에 들어가 공장 가동을 쉬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9월이 되면 정상 가동되는데다 이들의 설비 증설로 올해부터 3년 동안 고철의 추가 수요가 770만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고철가격의 강세가 점쳐진다. 선철은 여름에도 떨어지지 않고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선철 가격은 현재 톤당 70만원선으로 원래 선철이 고철에 비해 조금 비싼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이 거의 확실하다. 허만형 주물조합 전무는 “지금 고철가가 일부 떨어진 것은 베이징 올림픽 때문에 중국 수요가 크게 하락한 영향도 크다”며 “올림픽이 끝나고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면 원자재가가 다시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속 캔의 소재로 사용되는 석도강판은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 오른 데 이어 지난 7월에 다시 인상돼 올 인상률이 42.9%에 달한다. 금속 캔을 만드는 제관업체들은 아직 올 인상분도 제대로 납품가에 반영하지 못한 상태에서 9월의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점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석도강판의 원료인 핫코일 국제 시세가 4ㆍ4분기에 톤당 100달러 정도 오를 전망인데다 석도강판의 중간 원료인 BP원판의 국내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어 추석이 지나면 공급처에서 가격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광미 제관조합 전무는 “중국의 경기 침체로 세계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게 유일한 희망”이라며 “석도강판 가격이 더 이상 오르면 공장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지 역시 9월 성수기 인상 가능성이 높다. 제지업체들은 지난 1일부터 제지값을 15% 인상하려던 방침을 지식경제부의 제동으로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인상 요인이 여전한 만큼 수요가 증가하는 9월이 되면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제지업계의 관측이다. 한 제지업체 관계자는 “비수기인 8월과는 달리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이 되면 가격을 올리더라도 수요처에서 이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제지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골판지의 원료인 골심지도 공급처가 지난 4일 톤당 1만원 인상을 시도했다가 골판지업계의 반대로 철회한 바 있으며 아스콘의 원료인 아스팔트 역시 정유사들이 지식경제부의 만류로 37.5% 인상 계획을 보류한 바 있다. 모두 공급처가 인상을 포기한 게 아니라 보류했을 뿐이어서 재인상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소기업들은 올해 원자재가는 끝없이 폭등한 반면 납품가는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 원자재가가 다시 오른다면 한계 상황에 내몰린다며 정부에 납품가 연동제 등 특단의 대책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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