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Mobile 킬러앱 대전]<br>이통사·포털·게임업체들 스마트폰 급속 대중화로 막강 앱 보유가 성패 좌우<br>콘텐츠 경쟁 더욱 뜨거워<br>활용 범위 전산업으로 확대… 새시장 진출 교두보 역할도
젊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즐겨 찾는 앱(애플리케이션)중 하나인 위치추적 앱. 연인의 위치를 손바닥 드려다 보듯이 추척할 수 있어 '악마의 앱'이란 별칭을 얻었지만 그만큼 인기도 높다. 대표 위치추적 앱인 '오빠믿지'는 지난해 서비스 개시직후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통보를 받고 중단됐다가 다시 약관승인을 거쳐 서비스를 재개했었다. 오빠믿지보다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받는 '커플각서'등 유사한 위치추적 앱들은 사생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도 끊임없이 앱 장터(앱스토어)를 장식하고 있다.
사용자끼리 동의하면 상대방의 위치는 물론 통화목록까지 원격 감시할 수 있는 막강한 기능을 가진 앱의 출현에 대해 지나치다는 비난도 나온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충분하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른바 킬러앱이 있느냐 없느냐는 그 앱을 확보한 서비스의 성패를 결정짓는 절대 요소가 됐다. 탄탄하고 경쟁력 있는 앱 장터는 이용자들을 부르고 수익을 창출하고 다시 양질의 앱을 개발하게 하는 IT생태계의 중심인 셈이다.
앱이 통신·콘텐츠영역의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이동통신및 플랫폼 사업자, 포털·게임업체들간 앱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앱, IT생태계의 중심에 서다=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수가 이미 1,500만명을 넘어 연말 2,000만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휴대폰을 사용하는 국민 3명중 1명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셈이다.
스마트폰 대중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앱들도 시장에 무한대로 나온다. 전세계적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에 등록된 앱만 25만개에 달한다. 하루 아이폰 앱스토어 등록되는 앱 개수는 평균 300개 안팎에 이른다. 수많은 앱들이 매일 쏟아져 나온다. 이용자들의 눈길을 받지 못한채 장터에 쌓이는 앱들도 부지기수다.
앱의 홍수 속에 같은 구성, 같은 기능을 가진 앱으로는 이동통신사나 포털, 게임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을 충족시킬 수 없다.
이동통신사들은 풍부한 콘텐츠를 무기로 휴대폰 가입자를 붙잡아야 하고 포털, 게임업체들도 무궁무진한 모바일 시장 선점을 위해 킬러앱들을 확보해야 한다.
앱 차별화에 주력하는 이유는 경쟁력을 갖춘 앱 장터를 만든 기업이 향후 오프라인과 연계돼 고객 접점을 구축하는 서비스 유통채널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 앱 스토어의 플랫폼간 단절 현상이 점차 줄어들고 대신 고객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면서 앱 이코노미(경제)도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앱 제일 잘나가' ='앱=공짜'라는 인식 때문에 앱 관련업체들이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찾지 못해 앱 광풍이 한때 급작스레 수그러들었지만 최근 양상은 다르다. 앱 중요성이 재부각되기 때문이다. IT시장 환경변화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애플, 구글 등 글로벌IT플레이어들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동통신사나 인터넷기업들이 자기들만의 콘텐츠 장터를 만들어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앱시장도 거품이 걷히고 실속과 활용도가 높은 앱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여전히 메신저를 무료로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검색, 게임 앱들이 인기가 가장 높지만 특정 이용자들 겨냥한 맞춤형·생활밀착형 앱들도 힘을 얻고 있다. 사용자들이 수십만개 앱들에 노출되는 동안 실용성에 점차 무게를 두고 활용도가 높은 앱들 몇 개만을 선택해 사용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올초 내놓은 날씨전용 앱 올레날씨는 이미 다운로드 100만건을 넘었다. 아이폰 이용자 3명중 한명이 이 앱을 받은셈이다. KT는 또 중장년층이 쉽게 스마트폰을 보고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앱을 활용하면 아이콘과 글씨가 기존의 2배로 커지고 일반 휴대폰과 같은 메뉴로도 구성해주는 기능이다.
네이버등 포털들도 개별 모바일 앱을 제공하는 것에서 벗어나 모바일 포털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NHN은 최근 앱화면을 모바일 웹과 비슷하게 구성해 검색, 콘텐츠를 이용하는데 편리성을 높이도록 했다.
◇앱은 새 시장 확장의 교두보=이동통신사들의 앱 장터는 애플, 구글 등 공룡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빼앗겼던 주도권을 회복하는 유용한 전술무기가 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앱 장터인 T스토어는 서비스 개시 2년만에 누적 거래액만 570억원에 달하는 앱 마켓플레이스로 성장했다. 가입 회원수는 920만명인데 개방정책에 따른 다른 경쟁사 고객의 가입자 수도 30만명을 넘어섰다. 앱 마켓은 이동통신업체에게 시장 수성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미 앱 활용 범위는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까지 각 시중 은행들마다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수는 각각 100만명선을 넘고 있다.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뱅킹이 시작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5~6배 늘어났다. 이 같은 폭발적 증가세에 은행들도 소비자에 최적화된 앱을 들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
IT전문가들은 앱 장터가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유통채널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기업들은 앱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얻고 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및 오프라인 채널로 확장시킬 수 있게 된다. 이미 앱을 구동하는 플랫폼 기술 개발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연내 세계 첫 상용화할 예정인 앱 도매장터(WAC)와 같은 기술은 웹을 기반으로 운영돼 단말기나 운영체계(OS)와 상관없이 개발이 가능해진다. 그만큼 앱 공급기반을 넓힐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IT전문가들은 앱 장터가 가지는 영향력이 강력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플랫폼 기업은 물론 이동통신업체, 단말기업체들은 다양한 고객 요구에 맞춰 앱 장터를 강화하고 세분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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