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갈렸다. 신사옥을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복합단지로 개발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해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는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낙찰가격에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안도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뤘다. 무엇보다 재계 2위인 현대차에 밀려 낙찰 받는 데 실패했지만 경쟁에서 밀렸다는 인식은 찾기 어려웠다. 현대차가 워낙 높은 입찰가격을 써냈기 때문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입찰금액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어 깜짝 놀랐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잃을 게 없는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리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결과에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현대차에 비해 부지 매입의 절박함이 덜했기 때문에 보수적인 금액을 적어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열린 경영위원회에서도 정확한 입찰금액은 정하지 않고 입찰금액 범위만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입찰가는 4조원 초반대, 많아도 5조원을 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 정도가 시장에서 보는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