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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가치주 눈여겨봐라

예탁금 한달새 2조 늘고… 박스권장세 지속 예상

■ 5월 투자전략

시장 변동성 줄어들어 고평가 성장주 약세 점쳐

가격 매력도 두드러진 화학 건설업종 주목을


2,000포인트선 안착을 시도하던 코스피지수가 결국 1,960포인트대에서 4월 한 달을 마감했다. 시장을 이끌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 5월에도 코스피지수는 1,950~2,050포인트대의 단기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에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든 만큼 고평가된 중소형주나 성장주의 약세를 점치며 가격 매력이 높은 대형 가치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주식 거래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거래 예수금 제외)은 15조1,5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13조6,298억원으로 최근 42개월 새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이 불과 한 달 새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4월 한 달간 외국인이 연일 순매수를 나타내면서 지수 상승세가 이어지자 증시 투자를 저울질하는 개인투자자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 평균 거래대금이 3조원대 초반까지 쪼그라들고 있는 점을 볼 때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국으로의 자금 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 코스피지수가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동시에 유럽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중국 정부 역시 경기 부양에 대한 속도 조절을 보이고 있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코스피지수가 5월 한 달간 1,950포인트에서 2,02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고 현대증권·대신증권·교보증권·HMC투자증권은 1,950포인트가 바닥, 2,050포인트를 고점으로 보고 있다. KDB대우증권이 지수 상단을 2,100포인트로 제시했을 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050포인트를 뚫고 올라가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외국인 수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지수 하락 압력은 작다"면서도 "기업 실적이나 국내 경기에 대한 변화가 없는데다 해외 이벤트도 지수의 급격한 상승을 이끌 만한 게 없는 만큼 5월 코스피지수는 지난달과 유사하게 상승을 시도하는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투자처를 애타게 찾고 있는 자금들이 들어갈 만한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낮은 가치주들이 시장 변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재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드는 국면에서는 중소형주의 프리미엄이 둔화되는 반면 대형주 중에서도 가격 매력도가 높은 가치주의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화학 업종과 건설·조선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 자체의 움직임이 크지 않은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는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며 "화학 업종과 함께 그동안 주가 약세가 이어졌던 자동차와 철강금속,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이나 미국의 경기지표보다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정치적 이슈가 국내 증시에 주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발표되는 미국의 4월 실업률 예상치가 6.6%로 전월(6.7%)과 차이가 없고 5일 나오는 중국 HSBC 제조업 4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전월과 같은 것으로 예상되는 등 경기가 급격히 변화하기는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정치적 이벤트로는 우리 시각으로 21일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와 25일 예정된 우크라이나 조기 대선이 꼽힌다. 유럽의회 선거의 경우 극우파의 세력이 커질 경우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친러시아계가 승리한다면 서방국가와 러시아 간 갈등 고조로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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