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는 작년 5월 3.0%에서 6월 3.25%로 오른 뒤 13개월 만인 올해 7월 시장의 예상과 달리 0.25%포인트 내렸다. 이후 두 달째 동결이다.
유럽과 미국의 향후 경제정책 대응 방향을 지켜보자는 판단이 주된 동결요인으로 작용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위기국 채권 무제한 매입 프로그램’(신 재정협약)의 효과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추가 양적완화 여부를 살펴본 뒤 우리 기준금리에 변화를 줘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유럽의 신 재정협약이 본격 가동되고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면 우리로서는 추가 금리인하 부담이 줄어든다.
금리인하 효과가 성장에 미치는 효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달에 금리를 내리면 향후 정책대응 여력이 그만큼 축소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세계경제의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인하 카드’를 남겨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잇단 태풍에 따른 신선식품ㆍ채소류 수급불안, 국제농산물 가격 급등, 국제유가 상승,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 등 물가불안 요인이 엄존하는 것도 금리인하를 주저하게 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올해 8월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6.2%, 수입은 9.8%나 감소했고, 기업ㆍ소비자 등 경제주체의 경제심리지수(ESI)가 4개월 연속 떨어지는 등 내수ㆍ수출이 부진해 이번 인하 결정은 자칫 ‘실기론’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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