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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 분리를 추진 중인 박찬구(사진)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전 임직원들에게 독자경영을 위한 '홀로서기'를 주문하고 나섰다. 사옥 이전을 계기로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독립경영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4일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 3일 새로 이전한 서울 중구 수표동 사옥에서 열린 전 계열사 임원확대회의에서 "과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우산이 있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홀로 서야만 한다"며 "결국 과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금호석유화학이 설립된 지도 벌써 42년이 지났다"며 "처음에는 선친께서 주도하셨고 형님들에 이어 2002년 박삼구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았고 그 이후 10년 만에 이렇게 사옥 이전을 하며 이별하게 됐다"면서 사옥 이전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박찬구 회장은 하지만 "과거를 회상하면 가슴이 아프지만 (박삼구 회장과) 입장과 철학이 달라 이별하게 됐다"며 "기업은 손발이 맞아야 잘된다. 형도 안정돼가면서 사업에 충실하기를 바랄 뿐"이라며 독자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1일 모든 계열사의 본사를 수표동 시그니쳐타워로 이전했다. 이로써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해 금호피앤비화학ㆍ금호폴리켐ㆍ금호미쓰이화학ㆍ금호개발상사ㆍ금호항만운영 등 6개사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옥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독립경영에 들어가게 됐다.
박 회장은 최근 본지 기자와 만나 "사옥 이전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계열분리라는 상징적인 효과가 크다"며 "특히 독자경영의 명분이 생겼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은 4일 사옥 이전을 기념해 시그니쳐타워 입주사에 떡을 전달하고 유중근 대한적십자사 총재와 이철 연세대 의료원장, 이재경 두산 부회장 등 외부인사 30여명을 초청해 기념예배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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