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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K'를 만든다는 최태원 회장의 중국 지역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 28일 중국 시노펙과 한중 수교 이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중국 진출 22년간 SK의 성장이 중국에도 이익이 되는 진정한 동반자관계를 맺고자 했던 노력이 결실을 얻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이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이는 정부와 재계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SK와 시노펙은 후베이성 우한(武漢)시에 완공한 나프타 분해시설(NCC)에서 연간 약 250만톤의 석유화학 기초 원료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총 투자비는 3조3,000억원 규모다.
SK 측은 우한 프로젝트로 불린 이번 에틸렌 사업의 경우 최 회장이 중국에서 제2의 SK를 건설한다는 지역 전략에 따라 진행한 역점사업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최 회장은 2006년 왕티엔푸 시노펙 총경리와 만난 자리에서 에틸렌 분야 합작사업 추진에 직접 합의했다. 이후 글로벌 경제위기 등으로 프로젝트 추진이 주춤하던 2008년 4월 중국을 찾아 시노펙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에게 중국 정부 조기 비준 협조를 요청하는 등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특히 중국 승인기관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산유국 기업들과 주로 합작을 추진하던 관행과 다르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자 최 회장은 관계자들을 찾아 SK의 기술력과 중국 투자철학, 현지 공헌활동 등을 설명하며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회장은 "중국 사업은 30년의 긴 안목을 보고 추진해야 한다.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접근해야 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합작 추진에 합의한 후 중국 정부와 시노펙 관계자를 면담한 것은 중국 현지에서만 10여차례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시노펙 역시 이번 합작 과정에서 최 회장과 SK그룹의 활동과 관련, "진정성이 느껴지는 파트너"라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 총경리도 28일 "오늘 이 자리는 최 회장의 진심 어린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며 "이 자리에 왔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SK 관계자가 전했다.
SK는 이번 석유화학 합작과 함께 2011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중국 우시 공장 투자를 확대했다. 4월에는 베이징자동차그룹ㆍ베이징전공과 함께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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