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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강도 규제에 경쟁 가열… 주담대 금리 3.2%까지 뚝

외환·국민銀 등 시중은행

5년제 혼합형 일제히 낮춰

시중은행들이 5년제 고정금리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추고 있다. 금리 수준이 변동금리 상품과 견줘도 더 낮은 최저 3.2% 선까지 내려왔다.

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제시한 고정금리 상품 판매 비중인 20%를 맞추기 위해 전액 고정금리 대출로 인정되는 5년제 상품 금리를 내려 판매하는 것이다. 고객이라면 상반기 대출 갈아타기를 고려할만하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달부터 5년제 혼합형 상품의 금리를 기존 3.9~4.4%에서 3.4~3.9%로 0.5%포인트 낮췄다. 판매 한도가 5,000억원인 특판상품으로 현재 17% 수준인 고정금리 판매 비중을 올리기 위한 고육책이다.

5년제 혼합형 상품의 시장 판매를 주도했던 국민은행은 추가로 3조원을 더 팔기로 했다. 지난 2월부터 3조4,000억원을 판 데 이은 조치다.

현재 5년제 상품의 평균 금리는 종전 3.58~3.6%에서 3.57%로 내려왔다. 특히 최저금리는 3.2%까지 떨어져 업계에서 가장 낮다.

올 들어 금리를 낮춘 상품을 게릴라성으로 판매해 재미를 본 하나은행도 고민이 크다. 현재 5년제 혼합형 상품의 금리는 3.5% 수준인데 당장은 시장 상황을 더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의 고위 관계자는 "금리 변동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를 낮춰야만 하는 상황이라 곤혹스럽다"며 "은행 수익성에 역행하는 측면이 있어 결정이 쉽지 않지만 규제 때문에 감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상반기 금리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며 "중도 상환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는 고객 입장에서는 대출을 갈아탈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대열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신한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5년제 혼합형 금리를 종전보다 0.05%포인트 낮췄다. 금리 수준은 3.75~4.2% 정도로 타 은행보다 최대 0.5%포인트 이상 높다.

신한은행의 고정금리 판매 비중은 아직 14%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금리 할인 카드 대신 영업점 독려를 통한 판매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4월부터 직원 평가 잣대인 핵심성과지표(KPI)에 고정금리 판매 실적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상반기 판매가 부진하면 5년제 상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금리 인하를 고려하긴 마찬가지다. 다만 은행들이 일제히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어 자금 유입 효과가 기대보다 낮지 않을까 고심하는 모습이 감지된다.

일각에서는 가계 부채 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듀레이션갭(자산과 부채의 만기 차이)도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5년짜리 장기 자금 조달이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5년짜리 대출 상품을 팔고 있어 애로가 있다"며 "자금 조달과 운영에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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