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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이왈종전 25일부터 가나아트센터에서

제주도에서 10년째 그림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화가 이왈종씨(55)는 자신의 거처를 중도관이라 이름붙이고 그 곳에서 오랜 기간 그림을 그렸다.『살다 보면 사사로운 일들로 끊임없이 갈등하게 된다.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쾌락과 고통, 분노와 절망, 집착과 무관심 등 서로 대립되는 감정들에 휘말려서 괴로워한다. 중도란 이러한 갈등에서 벗어나 평상심을 되찾고자 하는 마음이며 나는 그러한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자연을 해체해 재구성한다. 두터운 한지에 작업을 하는 그는 꽃·돌하르방·새·노루·말·물고기·자동차·텔레비전·전화기 등 생활 속에 있는 것을 그린다. 그림의 대상들은 대개가 상생(相生)의 미덕을 보여주는데, 사랑하는 사람은 찔레꽂으로 쾌락을 즐기는 사람은 동백꽃으로 나타난다. 또 증오하는 사람은 새로, 고통받는 사람은 텔레비전으로, 희망과 평등,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은 물고기 등으로 재생하고, 작가는 그것들을 그리면서 『어느새 평상심을 되찾게 된다』고 말한다. 『고향은 경기도다. 제주도와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뜻한 데를 찾다보니 어느새 우리나라의 남쪽 끝으로 날아온 셈이다. 무엇이든지 집착할만한 대상은 툭툭 털어버리려는 탓도 있을 것이고…. 』 작가는 생쌀을 막걸리에 불려 아침식사로 대신하는데, 가끔은 큰 북을 치며 마음 속에 부유하는 세상의 찌꺼기들을 놀라게 만든다. 이왈종씨는 제주 생활 10년을 맞아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전시는 25일 오픈해 3월 19일까지 24일간 계속된다. 이번에 출품된 작품들은 마치 벽화를 연상시키듯 희뿌연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두터운 장지의 표면을 긁어내는 기법으로 여러 생활의 형상들을 담아낸다. 통통배를 타고 고기를 낚는 사람들과 춤을 추는 여인네, 그리고 남녀의 방사 장면이 넉살좋게 자리잡는다. 작가가 그림의 모티브로 완성하는데 3년이 걸렸다는 동백나무를 배경으로 한 그림들이 특히 많이 나오고, 압도적인 크기의 대형작품들이 상당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새로운 시도도 선보이는데, 흙을 이용한 도조작품과 삼베 조각천을 이용한 대형 보자기 작품, 그리고 얼마전 별세한 제주도 친구 김철우씨를 애도하는 마음에서 만든 향로 작품을 함께 내놓는다. 문의 가나아트센터 (02)3216-1020. 제주=이용웅기자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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