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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태풍' 수출업계 비상경영 돌입
입력2004-11-15 11:48:00
수정
2004.11.15 11:48:00
경영계획 잇단수정-환리스크 대책강화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인 1천100원선이 7년만에 무너지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계에 '환율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중소업계는 이미 환율로 인한 수출피해로 생존의 기로에 선 업체들이 급증하는가운데 웬만한 외풍에는 내성을 가진 대기업들도 경영계획을 긴급 수정하고 환리스크 대책을 강화하는 등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 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환율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서둘러 내년도 경영계획 수정에 나섰다.
예년의 경우 11월 중순이면 이듬해 경영계획을 확정지었으나 올해는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예측이 불가능해지자 지난달초 계열사에 내려보낸 기준환율을 폐기하고 새 기준환율로 수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지나치게 비관적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기준환율에 대해철저히 함구하고 있으나 기존 기준환율은 1천50원선 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삼성의 내년도 새 기준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세자릿 수가 될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그러나 올해의 경우 기준환율을 1천100원으로 잡고 최악의 경우1천50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수립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삼성의 경우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의 총 수출이 377억달러에 달해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3조7천700억원의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삼성전자[005930]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프리미엄 가전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생산하는 만큼 환율하락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수출이 1조2천억원 가량 줄어드는 만큼 1달러당 1천원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반도체 수율 극대화, 고부가가치휴대전화기 개발, 복합기능 제품 개발 및 디자인혁신에 총력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환율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분기별로 환율 시스템을 점검키로 하고 4분기와 내년초 환율 추이와 전망을 지켜본 뒤 2005년 사업계획 수립에반영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 주재로 잇따라 임원회의를 소집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대차 미주본부와 서울 본사에서 잇따라 소집한 임원회의에서 환율하락에 따른 내년도 미국 수출의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대책마련을 지시했다.
현대차는 정 회장의 지시에 따라 전 부서가 회사운영에 꼭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경비지출을 중단하는 한편 오는 20일을 전후해 부서별로 `비상경영 원가절감 결의대회'를 개최, 위기극복을 위한 정신무장을 강화키로 했다.
또 재무팀은 내년도 사업계획을 작성할 때 기준환율을 올해 달러당 1천70원에서달러당 1천50원으로 낮춰잡는 등 보수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기로 했으며 수출팀은 미국보다 대당 판매가격이 높은 유럽 수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LG도 환율 하락세가 가속화되자 금융팀, LG경제연구원, 은행 관계자 등 사내외전문가들로 짜여진 금융관리위원회를 중심으로 헤지비율 및 유로화 결제비율 확대,외화예금.매출채권 축소, 외화수입 시기 조정 등 환리스크 대책을 대폭 강화했다.
또 올 연말이나 내년초 환율이 1천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에도 착수했다.
수출이 주력인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속에서도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선가 하락에다 환율마저 급격히 하락하자 채산성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선물환을 통해 환위험에노출되는 금액의 50% 이상을 헤지해둔 상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보유 외환을 100% 헤지해두고 급격한 원화강세에대비하고 있다.
섬유 부문에서 수출 비중이 높은 효성과 코오롱은 환율급락에 따른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효성은 올해 초 환율 기준을 1천120원으로 잡았으나 1천100원선이 붕괴되자 내년 사업계획에서 1천100원선 이하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율 기준을 1천100원-1천150원으로 잡았던 코오롱도 수출 채산성의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 기업들은 유럽 등으로의 수출 시장 다변화와 원가 경쟁력 강화, 제품의 고가화 전략 등 원론적인 대책은 세웠지만 단기간에 효과가 나타나는 사안이 아니기때문에 사실상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정유업계는 원유 수입단가 하락과 이로인한 원가절감 및 외상구입에 따른환차익을 기대하고 있고 지출에서 차지하는 달러화의 비중이 60%에 달하는 항공업계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어 타 업종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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