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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문인화 위한 도발적 화풍... 홍석창전
입력1998-11-15 00:00:00
수정
1998.11.15 00:00:00
그윽하고 내밀하지만 강열한 에너지를 숨기고 있는 그림은 보는 사람에게 두가지의 의미를 전달해준다. 그것은 생로병사의 굴곡진 세상살이의 모든 측면과 조응하는 적응력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세파를 훌쩍 건너뛰는 일탈을 경험케 한다.격정운필(激情運筆)의 수묵화를 선보이는 홍석창(57) 홍익대 동양화과 교수의 작품전이 서울 종로구 선화랑(02~734-0458)에서 19일부터 29일까지 열린다. 1,000호 짜리 대작을 포함해 60여점이 출품되는데, 전시기간중 작품이 교환전시된다.
홍 교수의 국내전은 14년만에 열리는 것으로 그동안 북경, 독일등 외국의 미술관과 화랑을 떠돌며 작품을 선보여왔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 현대 수묵화 운동의 주역으로 수묵화와 채묵화에서 색체감이 뛰어난 작품을 창조해왔다.
이번에 전시되는 그의 작품 중에는 「꽃의 굉시곡」,「환희」등 격정적인 단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자유분방한 난필(亂筆)이 수묵 전래의 균형감을 크게 흐트러놓고 있는 그의 작품은 키를 훌쩍 뛰어넘는 거대한 붓을 두 손으로 휘젖는 가운데 완성된다. 전통적인 문인화에서 출발하여 충동적인 화법으로 걸어들어간 그의 화력은 새로운 경지를 찾아가는 비상구를 향하고 있음을 알게해준다.
미술평론가 이재언씨는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힘있고 단순하면서도 운치와 격조를 갖춘 그의 그림은 풍부한 내면을 성공적으로 보여준, 그야말로 기운생동하는 문인화 운필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윽한 정취를 위해 자주 구사되던 수묵의 농담을 무시하고 충동적인 색체를 구사함으로써 절도의 동양미학에 추상적이고 현대적인 조형감각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여러차례 변신을 통해 새로운 조형언어를 창조하려는 홍석창 교수의 실험은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이런 뜻이 담겨있다.
『동양화라고 반드시 사군자여야만 하는게 아니죠. 세계인이 공통적으로 느낄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우리 전통의 엑기스를 빼내어서 그걸 갖다가 현대감각과 맞추어서 작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서양화로만 몰리는 것이 새로운 감각과 맞는 것은 아닙니다. 서양인들이 볼 때는 자기네들과 닮은 것에 신비감을 못느끼죠』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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