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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카드와 NH농협카드·롯데카드의 영업정지가 풀린 17일. 백화점 내 카드센터 현장에서 롯데카드는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영업 재개 불을 지폈다.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 위치한 롯데카드센터에는 이날 320여명의 고객이 찾았다. 평소 350~400명의 고객이 찾는 것에 비해 약간 적은 숫자지만 우려와는 달리 신규 발급 신청이 평소와 비슷한 수준으로 접수되는 등 센터는 오래간만에 활기를 띠었다.
고객들은 대체로 정보 유출을 걱정하면서도 마음에 드는 카드상품이 있다면 발급받는 데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였다.
직장인 김효미(26)씨는 "정보 유출이 걱정되지만 쇼핑할 때 혜택이 많아 카드를 신청하러 왔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영업 재개를 기다려왔다는 김동준(27)씨도 "정보 유출이 됐어도 누군가 내 카드를 도용할 때 차단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그간 백화점 안내나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던 신규 발급 담당직원들의 얼굴에도 생기가 돌았다.
정민선(가명)씨는 "안내를 하려고 백화점에 서 있으면 카드 새로 못 만드느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종종 계셨고 특히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롯데호텔과 연계된 웨딩클럽 서비스의 인기가 좋은데 이 기간에 결혼한 고객들은 혜택을 못 받으셔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그래도 신규 발급 고객들을 응대하게 돼 힘이 난다"고 말했다.
영업 재개 현장 분위기는 차분했지만 정보 유출 3사는 이날부터 신상품 출시, 고객 사은 이벤트 등을 쏟아내면서 고토 회복작전의 서막을 알렸다.
카드업계는 특히 유출 3사가 빼앗긴 시장점유율이 1% 안팎인 것으로 판단하고 이 범위 내에서 카드사들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민·농협카드는 영업 재개와 동시에 포인트 특화 'KB국민 가온카드' 및 'KB국민 정 체크카드'와 'NH농협 해외전용 글로벌 언리미티드 체크카드'를 각각 선보였다.
또 다음달 말까지 △무이자 할부 △현금서비스 이용수수료 할인 △체크카드 캐시백 등 고객 사은행사도 실시한다.
롯데카드도 신규고객에게 연회비 일부를 일정 기간 할인해주며 회원 모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또 모집인들에게 6개월간 매달 신규 카드 50개를 유치하면 수당을 종전보다 20% 더 주겠다고 제안하는 등 잃어버린 3개월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영업정지가 없었던 카드사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카드업계 1등 신한카드는 그동안 선보이지 않았던 신상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3사 영업정지 동안 1%포인트 가까이 늘려왔던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각오도 다부지다.
우리카드도 유출 3사 영업정지 기간이던 4월 초 신상품 '가나다' 카드를 출시해서 한 달 반 새 14만여장을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은행 편입 시절 확대하지 못했던 카드대출에도 힘써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부다. 삼성카드는 개인화된 할인, 적립 등 맞춤형 서비스를 자동으로 연결시켜주는 빅데이터 기반 신개념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전략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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