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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매물 소화 “무난” 당분간 박스권 흐름 예상
입력2003-12-10 00:00:00
수정
2003.12.10 00:00:00
이재용 기자
트리플위칭데이(선물ㆍ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를 하루 앞둔 10일 프로그램 청산물량이 대량으로 쏟아졌지만 시장은 의외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외국인과 개인이 매수세에 나서며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시장충격을 크게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트리플위칭데이의 영향으로 프로그램 차익거래에서 3,546억원의 청산물량이 쏟아지며 장중 770선까지 밀렸지만, CSFB증권 창구 등으로 2,711억원의 프로그램 비차익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세로 돌아서 전일보다 7.29포인트 오른 794.64포인트로 마감했다. 동시만기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을 외국인들의 비차익 매수세가 고스란히 받아낸 셈이다.
이같이 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물소화 과정을 미리 거쳤다는 점에서 정작 10일 동시만기일에는 큰 충격 없이 지나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12월 동시만기와 관련된 수급불안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투자심리를 악화시켜온 `노출된 악재`라는 점에서 그 영향력은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동시만기를 무사히 넘긴다고 해서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기를 점치기 또한 쉽지 않다. 연말까지 `만기 후폭풍` 등 증시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은데다 추가상승을 이끌 모멘텀도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만기 이후 증시는 일정한 박스권에 갇힌 채 종목별 순환매가 빠르게 움직이는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만기일 추가매물 부담은 2,000억원 정도=무엇보다 만기를 앞두고 예고된 프로그램 매물이 상당부분 시장에 나와 정작 만기당일 큰 충격은 없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만기일에 추가로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 물량부담은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외국인들의 대규모 프로그램 비차익 매수세가 들어온 것과 같이 프로그램 매물에 따른 조정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이용하려는 매수주체가 존재한다는 점도 매물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의 프로그램 비차익매수는 선물ㆍ옵션 등과 연계되지 않은 순수한 주식매수로 볼 수 있다”며 “만기 당일에도 이 같은 매수세가 들어온다면 만기 충격은 상당히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기 이후 후폭풍을 염두에 둬야=만기를 별다른 충격없이 지나더라도 연말까지 증시 수급상황은 그리 밝지 못한 편이다. 우선 만기이후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12월 만기 이후 본격적인 거래를 시작할 선물 3월물의 가격은 배당액지수를 반영하면서 저평가 상태를 유지할 수 밖에 없어 프로그램 매수자들의 청산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만기이후 일주일간은 프로그램 매도장세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만기를 무사히 넘기더라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연말 배당을 노리고 만기연장을 선택한 프로그램 매수물량이라 할지라도 배당 기준일인 오는 26일이 지나면 배당수익을 확정한 채 언제든지 청산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모멘텀 없는 박스권 흐름 전망=만기일 이후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물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시장은 일단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권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만기와 관련된 매물부담은 이미 충분히 예고된 악재인데다 프로그램 매매가 증시의 변동성은 늘릴지언정 자체적으로 시장의 추세를 결정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만기 이후 주식시장은 수급불안보다는 모멘텀이 없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며 “연말까지 전고점 돌파는 쉽지 않아 보이고 750~820선의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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