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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개도국 참여없는 뉴라운드 곤란
입력2000-01-28 00:00:00
수정
2000.01.28 00:00:00
새로운 세계 무역질서를 구축하기 위해선 올해 안에 반드시 뉴 라운드 회담을 재개해야 한다는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의 주장은 어느 면에선 용기 있는 행동이다.그러나 그의 이같은 주장은 상당한 위험요인도 안고 있다. 그는 현 상황에서 뉴 라운드를 위한 정치·외교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자유무역질서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고 의회가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순순히 동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뉴 라운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 무어 WTO 사무총장도 현재로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뉴 라운드의 가장 큰 변수인 개도국의 입장이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시애틀회의에서 뉴 라운드에 회의적 입장을 보였던 개도국들이 다시 반대입장을 표명할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미국은 뉴 라운드 협상 재개에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시애틀회의에서 노동기준이 미국과 일치하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교역규제 가능성을 언급, 회의 결렬에 일조했다.
현재 EU와 미국의 입장 차이는 크지 않다. 문제는 개도국이다. 개도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외교적 노력과 막후에서의 개별적 설득이 필요하다. 라미 위원도 이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겠지만 보다 구체적인 유인책이 제시돼야 한다.
무엇보다 EU측이 농업부문을 대폭 개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는 개도국에 신뢰감을 줄 뿐아니라 EU지역 소비자에게도 득이 될 것이다.
EU가 빈국들에 대해 제시한 교역 무관세 방침도 조속한 시일내 이행해야 한다. 우루과이 라운드(UR) 이행안을 따르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개도국들의 입장을 EU가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뉴 라운드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개도국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채 단순히 밀어붙이기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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