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창업자들 가운데 대부분은 창업자금으로 손에 들고 있는 돈은 1억원 안팎입니다. 이 돈으로는 할만한 아이템은 거의 없죠. 권리금이나 보증금 등 큰 금액의 점포 임차 비용 때문에 창업을 망설이거나 돈을 빌려야 하는 이들이 적은 비용으로 안심하고 창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하프가맹점’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쇠고기 숯불구이전문점 ‘오래드림(www.oredream.com)’이 가맹점주에게 임대보증금을 무보증ㆍ무이자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해주는 하프가맹점 제도를 도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창업자금이 부족한 예비 창업자들에게 체인본사가 은행 대출을 알선해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은행이 아닌 본사가 무이자로 자금을 지원하는 경우는 국내 최초다. 이를 위해 박대표는 최근 모 대기업으로부터 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박창규 대표(54ㆍ사진)는 “본사가 보증금을 내고 점포를 임대해 가맹점주에게 재임차해주고 36개월동안 돈을 벌어서 무이자 상환하면 점포 임대차 계약명의가 본사에서 가맹점주로 전환된다”고 말했다. 박대표가 하프가맹점 제도를 도입한 것은 이제 막 체인사업을 시작한 신규 프랜차이즈 업체로서 예비 창업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뭔가 파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무엇보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 프랜차이즈가 체인본사 위주로 운영되면서 많은 부작용을 발생시킨 점에 주목, 오래드림을 론칭하면서 가맹점과 예비 점주들의 성공을 위해 특화된 사업 경쟁력을 갖추는데 주력했다. 오래드림은 직가공, 직배송, 직화구이, 직운영, 직수입이라는 ‘5직(直) 시스템’을 성공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모기업인 ㈜에이미트를 통해 쇠고기를 직접 수입해 자체 공장에서 가공, 배송하기 때문에 신선하고 육질이 좋은 고기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 또 최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직화구이 방식을 도입해 고기의 맛을 높이고, 하프가맹점 제도를 통해 과도한 창업자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성공 창업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 박대표는 운영 시스템뿐 아니라 메뉴 경쟁력도 갖췄다고 강조한다. 오래드림은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함께 판다. 가격은 쇠고기 갈비살 6,700원, 생등심 1만3,000원, 냉장 삼겹살 4,000원 등 중가대다. 현재 호주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미국 쇠고기 수입을 염두에 두고 책정한 가격이다. 고기뿐 아니라 쌈밥정식(5,000원), 인삼왕골탕(5,000원) 등 식사메뉴를 통해 점심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 박대표는 “FTA가 타결되면 육류 가격은 더 내려갈 것”이라며 “쇠고기전문점 시장의 ‘빅뱅’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81년 ㈜한국냉장에 입사한 이래 줄곧 육가공 및 유통업에 종사해온 ‘고기 전문가’. 82년 한냉 대리점을 차리면서 사업에 뛰어든 그는 88년 수입육 유통으로 큰 돈을 벌었다. 미국의 유명 육가공 회사인 ‘스위프트(Swift&Company)’사에 6개월 동안 연수하면서 육류에 대해 공부하는 등 전문성도 키워 지금은 건국대 축산과, 서울대 보건대학원 등에 출강하기도 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의 유명 육가공 회사와 제휴를 맺고 쇠고기 수입으로 승승장구하던 박대표에게도 2003년 말에 터진 광우병 파동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북미산 쇠고기 수입이 전면 금지되면서 하루 아침에 사업 기반을 잃었지만 독산동 우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박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돼지고기 수입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마침 칠레와 FTA가 체결되면서 저렴한 돼지고기를 수입할 수 있게 됐죠. 돼지고기 수입과 함께 유통망 확대를 위해 프랜차이즈 사업도 시작했습니다. 삼겹살전문점 ‘돈드림’을 전개하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이제 오래드림으로 꽃을 피워야죠.” 지난 4월 1호점을 오픈한 오래드림은 현재 15개의 가맹점이 운영 중이다. 하프가맹점 제도가 알려지면서 가맹문의가 많다. 박대표는 “25년동안 쇠고기 유통업을 하면서 구축한 시스템과 사업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오래드림을 론칭했다”면서 “연말까지 50호점 돌파가 무난할 것 같지만 점포수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02) 989-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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