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LG화학과 손잡고 친환경차 배터리팩 합작사 만든다

양사 2013년까지 400억 투자, 연산 20만개 규모 공장 설립

김동진(왼쪽) 현대모비스 부회장과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이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연구개발 및 생산을 전담하는 합작사 설립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LG화학과 손잡고 친환경자동차에 적용되는 배터리팩의 연구개발과 생산을 전담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각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두 기업의 협력으로 미래 친환경자동차 핵심기술에 대한 국가 차원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이처럼 친환경 및 지능형 자동차 기술 개발에 주력해 앞으로 고부가가치 수익구조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2일 메리어트호텔에서 LG화학과 친환경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연구개발과 생산•판매에 이르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합작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초 합작사가 정식 출범하며 시험생산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관련 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할 예정이다.

이 합작사는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Cell)을 공급 받아 현대 및 기아차용 배터리팩을 생산한 후 현대모비스에 공급한다. 지분구조는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각각 51대49의 지분율로 참여하며 이사회는 각 사에서 동수로 지명한 총 6명의 이사로 구성된다. 대표이사는 이 중 현대모비스가 지명한 이사가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우선 기존 현대모비스의 하이브리드자동차 핵심부품 공장이 위치한 경기도 의왕공장 내에 추가 부지를 마련하고 연산 20만개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오는 2013년까지 400억여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김동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은 이날 계약식에서 "앞으로 자동차 관련 기술과 설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물론 배터리팩의 설계기술 개발과 제조기술 개선에 투자를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친환경자동차용 배터리는 하이브리드ㆍ연료전지ㆍ전기자동차에 모두 적용되는 공용기술로 친환경자동차의 주행거리와 연비 등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이다. 특히 리튬이온전지는 기존 니켈수소전지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50% 이상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팩을 제공함으로써 친환경 자동차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올해 74만대에서 2019년에는 1,293만대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안정적인 배터리팩 공급처를 확보함에 따라 앞으로 친환경자동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리튬이온 배터리팩과 같은 미래 친환경차에 적용될 신기술 개발에 주력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까지 미래 전자화 기술에만 1조2,000억원의 R&D 투자를 배정하는 등 회사의 역량을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할 계획. 이를 통해 현재 매출의 30% 수준인 핵심부품의 매출비중도 2015년에는 50%까지 높인다는 방침도 수립했다.

이미 지난해 말 차세대 친환경자동차인 하이브리드카의 핵심부품 사업에 본격 진출했으며 지난 6월에는 자동차 전자장치 전문업체인 현대오토넷을 합병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차의 세계시장 규모가 2020년 1,4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자동차의 전자화가 계속 진행되면서 전장 부문이 미래자동차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통해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꿔나간다는 전략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기존 제조 중심의 수익창출 구조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첨단기술을 중심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로 개선해나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