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언청이’로 불리는 구순구개열이나 기형적인 안면비대칭을 앓는 아이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겪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동남아 등의 국가에서는 안면기형으로 고통받고 있으면서도 낙후된 의료시설과 경제적 여건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베트남에서 태어난 13살 소녀 네마이 홍은 심각한 반안면왜소증과 연부조직 위축으로 고통을 겪는 아이다. 만 3살이 될 때까지는 다른 아이들과 같은 모습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오른쪽 얼굴이 성장이 멈췄고, 상악과 광대, 턱관절 역시 자라지 않아 안면비대칭을 앓게 됐다.
사춘기에 접어든 네마이 홍은 바깥 출입을 하지 않을 만큼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지만 막대한 수술비용과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병원 측의 답변에 치료를 포기한 상태였다.
그런 네마이 홍에게 한국에서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의료 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강남구의사회와 SBS희망 TV를 통해 프로필 성형외과 정재호 원장이 수술을 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정재호 원장은 강남역 부근에서 이름난 성형외과로 알려진 베테랑 원장임에도 불구하고 네마이 홍의 수술에 긴장을 갖추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정 원장은 “첫 내원 당시 네마이 홍은 기도가 협착돼 있어 전신마취가 불가능할 만큼 증상이 심각했다”며 “수술 자체는 비교적 간단한 지방이식술이었지만 기도 등의 문제로 부담이 큰 수술이었다”고 말했다.
수술은 네마이 홍의 허벅지 뒤쪽에서 부분 마취 후 채취한 지방을 원심분리를 거쳐 얼굴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간이 지나면 지방이 흡수되기 때문에 차후에 지방이식을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프로필 성형외과 정 원장은 “사춘기 소녀 네마이 홍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병이 호전될 수 있다는 희망이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복잡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일단은 지방 이식을 통한 비대칭의 호전만으로도 네마이 홍의 얼굴은 무척 밝아지고 자신감도 찾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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