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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장애물' 제거…성과 속속 나타날듯

'고의성 없으면 면책'으로 적극 개발 유도<br>해외인력 연봉제약 없애고 수시채용 길터<br>작년이후 MOU체결 회사별 10건 육박


한국전력ㆍ석유공사ㆍ가스공사ㆍ광업진흥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첨병이다. 하지만 그 동안 고질적인 재원 부족, 인력난으로 자원개발에 한계를 보였고 여기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자원개발이 실패할 경우 돌아오는 책임으로 인해 요란한 구호와는 상반되게 해외자원개발은 속도가 더뎠다. 정부가 21일 마련한 ‘공기업 등의 해외사업 촉진에 관한 규정’은 해외자원개발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인력충원, 책임소재 등에 대해 명확한 규정을 둠으로써 이를 해소하자는 취지다. 이미 지난해 12월 국민연금이 해외자원개발에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자금부족은 어느 정도 해소됐고 이번 규정 제정을 통해 해외 고급인력 채용의 길을 튼 것은 물론 과도한 책임 등으로부터 벗어날 근거도 마련됐다. 해외자원개발이 이전보다 더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너지 공기업에 힘 실어주는 정부=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자원탐사에 들어가는 평균 금액이 건당 500억원 안팎인 만큼 실패할 경우 당연히 응분의 책임을 지는 게 현실”이라며 “면책조항을 둠으로써 공기업이 좀더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서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16년까지 원유ㆍ가스의 자주개발률은 지난 2006년 3.2%에서 28%, 6대 광종의 자주개발률은 16.6%에서 38%로 상향 조정해놓은 만큼 이번 조치로 에너지 공기업들이 활발하게 해외자원개발에 나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산자부는 대통령훈령을 통해 자원개발에 실패해도 고의성이 없을 경우 면책조항을 뒀고 고급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에이전트를 두거나 해외인력 채용과정에서의 연봉 제약, 그리고 수시채용의 길도 텄다. 에너지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책임소재 등이 명확하지 않아 해외자원개발에 소극적이었던 측면도 있었다”면서 “책임소재ㆍ돈ㆍ인력 등의 문제가 해소된다면 자원개발을 할 수 있는 곳은 많다”고 설명했다.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도 “사장 취임 후 한 달에 두 번 꼴로 해외를 나가야 할 정도로 방문 요청이 많다”면서 “방문한 나라들도 그나마 걸러서 간 게 그 정도”라고 말했다. ◇하나둘씩 나타나는 성과=지난해 말 국민연금이 20조원을 해외자원개발에 투자하기로 한 뒤 성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재원조달 문제에 자신이 생겨 좀더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이뤄가고 있는 성과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돈이 부족해 놓친 프로젝트도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달 초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컨소시엄은 미국 멕시코만과 아프리카 콩고에서 매장량 9,000만배럴 규모의 생산유전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지분을 감안한 생산유전으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다. 멕시코만 유전의 경우 한국 컨소시엄은 유전 매입에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고 국민연금 자원개발펀드의 첫 투자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에는 이라크 쿠르드 자치정부와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K5 등 4개 광구에 대한 개발권(추정 매장량 최소 13억배럴)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발주를 묶는 ‘패키지형 자원개발’에 대해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최대 30억배럴까지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또 러시아의 최대 에너지기업인 가즈프롬과 함께 동시베리아 일대의 천연가스 개발을 통해 연간 최대 900만톤의 천연가스를 도입하는 계약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한국전력은 중국ㆍ아프리카 등지에서 발전사업과 자원개발을 연계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고 광진공도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이후 에너지 공기업들의 자원개발을 위한 MOU 체결이 회사별로 10건에 육박하면서 성과는 더욱 두드러질 전망이다. 이한호 광진공 사장은 “자원개발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간 MOU를 체결한 사업지들 중 충분한 검토와 개발절차를 거쳐 실제 채굴까지 이어질 사업지는 많다”고 말했다. ◇자주개발률=국내 업체가 확보한 해외의 석유와 가스 등의 생산량을 국내 소비량으로 나눈 값이다. 한 나라의 에너지 자립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원유·가스개발 융자 지원규모 올 3,576억 확정 올해 국내외 원유ㆍ가스개발 융자지원 규모는 3,576억원으로 확정됐다. 산업자원부는 21일 이 같은 규모의 원유ㆍ가스개발 융자를 확정했고, 22일 석유개발 융자심의위원회 1차 심의를 시작으로 융자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확정된 융자계획에 따르면 해외사업 중 러시아 서캄차카.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 등 해외유전 탐사에 전체의 96%인 3,428억원, 가스 하이드레이트 등 국내 대륙붕 탐사에 148억원이 각각 배정됐다. 또 전체 예산의 77%인 2,768억원이 기존 진행사업에, 808억원이 신규 사업이 융자될 예정이다. 그러나 해외자원개발이 핵심 국가사업으로 등장하면서 융자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특히 실패할 때에는 원리금을 감면 받고 사업이 성공하면 원리금 외에 특별부담금을 부담하는 성공불 융자 수요가 급증해 융자예산이 수요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는 "지난달 유전개발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공불 융자 수요조사 결과, 47개 업체가 71개 사업에 1조1,245억원의 지원을 요청해 수요가 예산의 3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산자부는 이를 감안해 투자위험이 큰 유전탐사사업에 대해서는 총 탐사비용의 30% 내에서 우선적으로 성공불 융자를 지원하고 자원외교 성과사업이나 운영권 확보사업에는 최대 44%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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