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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금감위장 "금융권 과열경쟁땐 공멸" 경고
입력2005-05-13 17:41:09
수정
2005.05.13 17:41:09
"위기 사전에 막자" 구두개입<br>금융권 대출·펀드등 고객유치戰 심화<br>제살깍기식 경쟁에 '승자의 재앙' 우려
尹 금감위장 "금융권 과열경쟁땐 공멸" 경고
"위기 사전에 막자" 구두개입금융권 대출·펀드등 고객유치戰 심화제살깍기식 경쟁에 '승자의 재앙' 우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이 13일 금융권의 과열경쟁이 업계 전체의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것은 올들어 과당경쟁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은행 전쟁(bank war)’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은행들이 한정된 수요에서 보다 큰 점유율을 얻기 위해 경쟁은행을 이기려고 경쟁하다가 서로 제살 깎아먹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윤 위원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 강연에서 “최근 주택담보대출이나 증권거래, 펀드투자 등에서 한정된 고객을 두고 유치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한 금융회사가 오히려 곤경에 처하는 ‘승자의 재앙’이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위원장에 앞서 김중회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지난주에 시중은행들을 대상으로 지나친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승자의 재앙’을 가져온다고 경고한 바 있어 금융감독당국이 상황 여부에 따라 담보대출ㆍ펀드ㆍ방카슈랑스 등 과열대상에 대한 조사를 통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이 한정된 시장에서 전쟁을 치를 경우 시장은 ‘붉은 바다(red ocean)’가 되고 결과적으로 은행들이 공멸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붉은 바다론’은 프랑스의 르네 마보안 교수가 쓴 책 ‘블루오션전략’에서 나오는 표현으로 과포화된 기성시장에 뛰어들면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논리다. 국내 정ㆍ재계에서도 최근에 ‘블루오션(blue ocean)’ 바람이 불고있다.
감독당국의 연이은 경고는 위기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구두개입 조치로 풀이된다.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 한국씨티은행 출범 이후 최근 대출금리 인하에서 딜링룸 확대에 이르기까지 과당경쟁 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3월 대출금리를 4%대로 낮춘 후 일제히 금리인하 전쟁이 벌어졌으며 다른 은행 대출고객을 유치하려는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주를 이뤘다.
은행들간의 과열경쟁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대출잔액은 별로 증가하지 않고 있다. 자산이 늘지 않고 금리만 낮춰 수익성만 떨어지는 결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일반 예금ㆍ대출금리차인 예대금리차가 3%대인 반면 담보대출 예대금리차는 1%대로 줄었다.
은행원들의 피로감도 상당하다. 판매상품이 예금ㆍ적금ㆍ대출상품 등에서 적립식펀드ㆍ방카슈랑스 등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불완전판매’가 속출하고 민원제기가 늘어나는 추세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펀드ㆍ방카슈랑스ㆍ대출상품에 대해 경쟁을 자율적으로 자제하도록 권고하면서 수시검사나 종합검사를 통해 편법ㆍ위반행위를 적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금감원은 은행 외에 증권사ㆍ자산운용ㆍ투신사 등에 대해서도 과당경쟁을 자제하고 펀드판매시 고객에게 보다 정확한 내용을 설명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씨티은행이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기보다 후발업체 특성을 이용해 타행고객 빼앗기에만 주력해 은행권 전체가 과열된 양상”이라면서 “파생상품ㆍ해외투자펀드 등 자체개발과 분석이 필요한 새로운 금융시장(블루오션)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입력시간 : 2005-05-1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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