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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뜬 구조조정… '출혈경쟁' 에 中企 멍든다

임플란트·LED 등 업체 난립으로 시장 혼란<br>"이대로 가다간 공멸… 체질강화 서둘러야"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정모(46)씨는 며칠전 평소 다니던 치과로부터 '임플란트 99만원' 이라는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다. 정씨가 불과 두달 전 시술받았던 가격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뚝 떨어졌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병원측에 물어봤더니 요즘 업체간의 경쟁이 워낙 치 열한 탓에 임플란트 공급가격도 그만큼 낮아졌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수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연간 2,000억원 규모를 넘어선 임플란트 시장. 하지만 시장의 성장세 보다 더 빠르게 중소업체들이 달려들면서 '될 성 싶은' 시장은 어느새 저가경쟁이 판을 치는 레드오션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협회에 공식 등록된 임플란트 관련회사만 30곳을 넘고 있지만 4~5개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기업들은 너나없이 저가공세에 뛰어들며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되는 바람에 산업현장 곳곳에서 '제살 깎아먹는' 과당경쟁이 빚어지며 잔뜩 몸살을 앓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수는 297만여개로 IT버블이 꺼진 2001년 이후 32만개나 늘어났다.중소기업정책의 초점이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강화보다 '기업 존속' 에만 맞춰지면서 한정된 시장을 놓고 이전 투구를 벌이는 후유증이 이어지고있 는 셈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2,0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40.2%가 동종업체간 과당경쟁 및 출혈경쟁 심화를 내수판매의 최대 애로사항으로 꼽고 있을 정도다. 임플란트시장의 경우 성장세는 급속히 둔화되고 있지만 소규모 설비만 갖추면 생산이 가능한 제품 특성상 영세 업체들이 과도하게 몰려들어 업계 전반의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임플란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발 주자들이 부추긴 저가경쟁에 선두권 업체마저 가세하는 바람에 제살 깎아먹기식 현상이 가속화 하고 있다" 고 우려했다. 최근 녹색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LED조명도 소규모 유통업체 마저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업체수가 400 여개까지 늘어나 문제점을 낳고 있다. 특히 일부 업체의 경우 기술력을 통한 차별화보다는 저가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기술력도 검증받지 못한 제품을 싼값에 판매하고 있어 시장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LED조명업체의 한 관계자는 "민간시장이 예상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금같은 과당경쟁이 지속된다면 내년까지 절반 가까운 업체가 사라지고 말 것" 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ED조명의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도이같은 업체난립을 부추기고 있다며 정부의 조속한 제도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신권특수 기대감에 들떴던 금융 자동화 기기업계는 과당경쟁에 따른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뼈저리게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ATM 도입물량을 지점당 한대로 제한하면서 신규공급이 확 줄어들자 ATM기 가격은 사실상 원가를 밑도는 대당 2,000만원수준까지 폭락하는 등 가격 인하전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2년여전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을 통해 ATM업체가 3개사로 정리됐다" 며 "국내에도 은행수가 줄어들면서 이미 3~4년 전부터 일부 업체가 사업을 접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끈질기게 버티며 시장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고 전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지금처럼 과도한 사업체수를 그대로 끌고 가다가는 어는 기업도 제대로 크지 못한채공멸의 길로 갈 수 있다" 며 "정부가 흔들림 없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기업가정신을 갖춘 기업 위주로 지원대상을 발굴하는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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