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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 대하여

銀輪 가을을 가르다




[리빙 앤 조이] 자전거 타는 사람들에 대하여 銀輪 가을을 가르다 관련기사 • [리빙 앤 조이] 자전거 고르는 요령 • [리빙 앤 조이] 박태용씨 인터뷰 • [리빙 앤 조이] 수필집 '자전거여행' 작가 김훈 인간의 보행이나 주행 속도 이상의 스피드를 지닌 탈것을 모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이것은 오랜 기간 달리는 것 이상의 속도로 이동하지 못했던 인류의 갈망, 즉 스피드를 원하는 본성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는 짜릿함이다. 그래서 말타기나 자전거, 자동차, 모터사이클, 요트, 썰매, 스키 등 비행기나 기차를 제외한 거의 모든 탈 것은 그 자체로 취미이자 레저로 발전했으며 한편으로는 스피드와 기술을 겨루는 스포츠 종목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이들 탈것들 가운데 자전거는 보다 특별한 면이 있다. 우선 자전거는 어떠한 외부의 동력에도 의존하지 않고 인간 근육의 힘으로만 달리는 원초적인 탈것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썰매나 스키와 같이 생활에서의 필요에 의해 오래 전 만들어진 탈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기계공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개발됐다는 점이 다르다. 요컨대 자전거는 가장 원초적인 탈것이면서도 자동차와 같이 과학 기술의 산물이라는 점이 특별하다. 1700년대 후반 자전거가 개발된 초창기부터 유럽을 들썩이게 하던 대형 자전거 경주대회가 열렸다는 사실은 자전거 타기가 얼마나 재미있는 스포츠인지 짐작케 한다. 자전거의 초창기에는 유럽 전역과 미국에서 도로 경주가 유행했고 나중에는 전용 경기장(벨로드롬)에서 겨루는 사이클링 종목이 나왔다. 1970년대 후반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산악자전거(마운틴바이크ㆍMTB)라는 새로운 개념의 자전거 타기가 등장해 이 역시 정식 종목으로 위치를 굳혔다. 자전거 타기가 경기로서 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취미로도 인기가 식지 않는다는 점 또한 그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전거 동호인의 숫자는 늘어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도 최근 몇 년 사이 자전거 동호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전문적인 취미활동을 위한 자전거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는 자전거가 도심 이동의 새로운 대안으로서도 각광 받고 있다. 차량으로 꽉 막힌 도심에서 자전거만이 유일한 대안 교통수단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자전거는 대기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며, 건강에 좋다는 점도 도시 자전거의 전망을 밝게 한다. 물론 유럽의 웬만한 대도시의 도심에서는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빠르기도 하다. 게다가 재미도 있으니 유럽 사람들이 앞으로 '자전거 혁명'을 예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이번 주 리빙앤조이는 자전거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보고 어떤 재미가 그들로 하여금 페달을 밟게 하는 지 들어봤다. 덧붙여 자전거를 시작하기 위한 방법과 자전거 고르는 요령도 함께 알아봤다. 어릴 때 자전거 한 번 안 타본 사람은 없겠지만, 성인의 취미로서의 자전거에 대해 얘기하자면 그 세계가 꽤나 심오하다. 자전거 타기는 체력과 기술, 스피드가 필요한 스포츠이면서도 기본적으로 기계를 다뤄야 하는 종목인 탓에 어느 수준 이상에 올라서려면 기계적인 특성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만 한다. 준 전문가 수준의 취미로 즐기려면 골프나 스키보다 장비값이 더 들어가는 운동이기도 하다. 자전거 타기의 최고 매력은 내 몸을 움직여 바람을 가르며 나가는 쾌감.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남녀노소 모두 친숙하게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전거에 대한 이모저모를 알아봤다. ■연간 200만대 시장 취미로 자전거를 타는 인구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특히 IMF 외환위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급속히 느는 추세다. 국내 자전거 동호인의 자세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는다. 다만 연간 국내 자전거 판매대수로 어림짐작이 가능하다. 업계가 추산하는 올해 자전거 판매 대수는 무려 200만대. 물론 이 수치 가운데는 아동용도 포함돼 있지만 성인들의 취미용 자전거 시장 또한 거대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자전거의 운동효과는 설명이 필요없다. 자전거 타기는 달리기와 함께 인간이 하는 어떤 동작 보다도 운동효과가 크다. 실내 스포츠센터에 러닝머신과 함께 자전거 페달링 머신이 반드시 설치돼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자전거는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며 하체 근육 강화 효과가 크고 무릎 관절 및 허리를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운동효과가 크다고 해도 재미가 없으면 이 처럼 인기 있는 취미 활동이 될 수 없을 터. 대체 뭐가 그렇게 재미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즐길까. ■“골프 끊게 됩니다” 임현(50) BNJ코리아 대표는 대기업에 다니다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직업을 바꾼 사람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2000년 자전거 관련 액세서리를 수입하는 회사를 차려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임 대표는 자전거의 즐거움에 대해 묻자 “골프를 끊게 되더라”고 얘기했다. “자전거 탄 뒤 하체가 튼튼해져 공이 잘 맞아 좋았는데, 나중엔 자전거 재미에 빠져 골프 나갈 시간이 아까워지더라”는 것. 그러면서 임 씨는 “자전거는 우선 재미있고, 몸에는 어떤 보약보다 낫다”면서 “인라인스케이트나 수영처럼 한정된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 내가 가는 곳이 다 길이라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로 사이클을 10년 넘게 취미로 삼고 있는 회사원 박수성 씨는 “직장 그만두고 이것(사이클)만 하고 싶다”고 할 정도로 자전거에 빠져 있다. 그 동안 자전거를 타다 다친 것도 수 차례지만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건 자전거 타기”라고 말한다. 박 씨가 강조하는 자전거의 즐거움은 원초적인 것이다. “내 두 다리로 페달을 밟아 대지를 박차고 바람을 가르는 즐거움”이 자전거의 최고 매력이라는 게 박 씨의 설명이다. 주부 최병숙(48) 씨는 아예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3년 전 자전거를 처음 접했는데 지금은 “밥 먹는 시간도 아깝다”고 말한다. 자전거를 타면서 체력도 좋아졌다. 요즘은 2박3일에 걸쳐 서울~속초 구간을 자전거로 왕복할 정도다. ■유럽서는 미래형 교통수단 자전거의 종류는 그 목적에 다라 구분된다. 크게 단거리 이동 및 가벼운 운동을 위한 생활자전거, 도로를 달리기 위한 로드사이클, 산을 오르고 내리기 위한 산악자전거(마운틴바이크ㆍMTB)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로드사이클과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은 상당히 전문적인 편이다. 자전거 전문점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동호회와 온라인 동호회를 거점으로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 자전거 문화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생활 자전거다. 서울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다. 대신 한강 고수부지 등에서 짧은 거리를 타는 사람도 수백만 원이 넘는 고가 산악자전거를 타는 경우가 많다. 생활자전거를 이용해도 충분히 운동이 되는데도 말이다. 유럽에서는 자전거가 빠르고 편하며 친환경적인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자리잡는 추세다. 최근 외신을 통해 크게 뉴스가 된 프랑스 파리의 ‘벨리브’(velib)가 대표적인 사례다. 파리는 지난 7월 시내 750곳의 무인 자전거 대여소에 1만648대의 자전거를 배치하는 대중 자전거 대여 체계를 완성했다. 누구나 값싼 요금에 원하는 장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원하는 장소에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벨리브’는 ‘벨로’(자전거)와 ‘리브라테’(자유)의 합성어로, 자전거를 통해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에서 해방되자는 신념을 담았다. 유럽 각국은 ‘벨리브’에 대해 ‘자전거 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 시장은 “올 연말까지 대여소 1,451곳에 총 2만600대의 자전거를 확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렇게 되면 파리 시내엔 약 300m마다 자전거 대여소가 생겨나는 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시내버스 체계를 개선해 인기를 얻은 것에 비하면 들라노에 시장의 자전거 혁명은 훨씬 더 미래 지향적인 사업이다. 유럽에서는 과거부터 정장을 입은 채 헬멧을 쓰고 자전거로 도심을 이동하는 비즈니스맨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파리의 자전거 혁명은 이러한 유럽의 생활자전거 문화를 기반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국내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생활자전거 문화라는 게 자전거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생활자전거를 삶의 일부로 이용하다 보면, 로드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 등 전문적인 취미로서의 자전거도 보다 여유있고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면서 함께 타야 산악자전거나 로드사이클을 하기로 했다면 장비 선택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이는 자전거 전문점이나 동호회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생활자전거 수준을 넘어 취미 자전거를 처음 시작할 때 알맞은 자전거는 20~30원 대 국산 제품이다. 보통 자전거 숍 주인을 중심으로 동호회 활동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니 구입시 동호회 활동을 함께 문의하는 게 좋다. 자전거는 골프나 테니스처럼 처음부터 집중적인 교습이 필요한 종목은 아니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레슨이 필요하다. 체력이 받쳐준다고 해도 기술적인 면은 잘 타는 사람에게 배워야 빨리 좋아진다. 자전거는 고독을 즐기면서 혼자 타는 것도 좋지만, 도로를 나가거나 산에 나갈 때는 동호인들과 함께 가는 게 좋다. 서로 배워가며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럿이 다니면 남의 눈에 잘 띄어 보다 안전하게 즐길 수 있고 비상시 서로 도울 수 있다. ■헬멧과 장갑은 필수품 자전거 취미를 가진 사람을 보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 부분이 바로 쫄바지. 역시 몸에 달라붙는 상의와 함께 통칭 ‘쫄복’으로 불리는 복장은 자전거 안 타는 사람 눈엔 다소 민망해 보이기도 한다. 그렇다면 ‘쫄복’은 왜 입는 것이며 반드시 입어야만 하는 걸까. 자전거 동호인들은 이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타다 보면 그걸 입게 된다”고들 말한다. 우선 자전거 복장은 바람에 날리지 않아야 한다. 또한 바지통이 넓으면 옷이 자전거 톱니에 끼어 말려들어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는 옷은 몸에 착 달라 붙는 스타일인 게 당연하다. 무엇보다 자전거 전문 복장은 기능성 소재로 만들어 땀이 차지 않아 피부에 좋다. 특히 바지는 기능성 소재가 아닐 경우 살이 짓물러 버릴 수도 있다. 자전거 용 ‘쫄바지’의 엉덩이 부분에는 패딩이 돼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옷에 쿠션이 있기 때문에 자전거를 엉덩이 통증을 줄여준다. 또한 전문 복장은 대체로 색상이 화려한데 이는 다른 사람의 눈에 잘 띄어 안전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물론 이 같은 고가의 자전거 전문 복장은 생활자전거 수준에서는 반드시 필요하진 않다. 그러나 생활자전거에서도 반드시 갖춰야 하는 것은 안전모와 장갑이다. 충돌이나 추락의 위험이 있는 스포츠를 할 때 안전모를 써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장갑은 추락 시 무의식적으로 땅에 손을 짚게 될 때를 대비한 필수 안전 장비다. 로드사이클이나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부상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헬멧도 쓰지 않고 한강 등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고 말한다. ■한강부터 시작하자 일정 수준에 오른 자전거 마니아가 아니라면 자전거 코스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안전하고 쉬운 코스를 우선적으로 타야 하기 때문이다. 초심자가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기 가장 좋은 자전거 코스는 단연 한강변이다. 동쪽은 미사리 부근, 서쪽은 행주대교 부근까지 강남ㆍ북에 모두 자전거 길이 나 있다. 또한 한강의 지천인 양재천, 탄천, 중랑천, 안양천 등과 모두 연결돼 있어 주요 포스트를 넘나들며 다니기에도 좋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코스에 대한 안내는 인터넷에 수천 건이 넘는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도로사이클을 하는 사람들은 서울~경기도 양평이나 서울~경기도 광주 남한산성을 하루 코스로 많이 다닌다. 긴 코스로는 서울서 강원도 홍천, 양양, 속초 등을 다녀오는 길이 좋은 코스로 꼽힌다.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은 ‘산이면 다 간다’고 보면 된다. 동네 뒷산부터 시작해서 자전거를 싣고 중국으로 넘어가 백두산에 오르는 이들도 많다. /리빙앤조이팀 입력시간 : 2007/09/19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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