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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광고심의보고] IMF시대 허위.과장광고 폭증

「입지조건 1위, 투자가치 1위(삼성건설)」, 「이제 99.9%의 완벽한 전국통화시대를 열겠습니다(한국통신프리텔)」, 「벤츠보다 낫다(현대 아토스)」, 「지는 IBM이 있으면 뜨는 컴팩도 있다(컴팩)」….지난해 나온 대표적인 허위·과장 광고들이다. 전에도 이같은 광고가 없지는 않았으나 그전보다 양이 훨씬 늘었을 뿐 아니라 표현도 한계수위를 넘고 있다.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회장 남정휴)가 2일 발표한「98년도 연차 광고심의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동안 자율기구가 인쇄매체 광고를 대상으로 심의, 제재결정한 광고는 모두 1,001건에 이른다. 이는 97년의 678건에 비해 47.6%가 늘어난 것. 이처럼 부당한 광고들이 급증한 것은 IMF 이후 실직자를 겨냥한 각종 체인점·프랜차이즈 모집등 창업관련 허위·과장광고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터무니없는 고소득을 내걸고 실직자들을 유혹,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불안한 사회상을 반영, 미신을 조장하는 점술광고가 많았으며 특정 의료기관의 진료나 시술방법을 기술하는 불법 의료광고도 급증했다. (주)열림이 「은의나라」라는 체인점을 모집하는 광고는 「3,000만원을 투자해 월 500만원을 번다」는 근거없는 내용을 싣고 있다. 또 이곳에서 판매하는 은이온수를 「미식품의약국(FDA)이 항생제로서 판매를 인정」, 「미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내의 식수살균시스템으로 채택」했다는 등의 허위내용을 게재해 광고중지 결정을 받았다. 어처구니없기는 소주업체들도 만만치 않다. 시원소주, 참소주등 많은 소주들은 아스파라긴산을 함유해 숙취해소에 좋다는 점을 광고했다. 말 그대로라면 술을 마실수록 숙취를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지피지기」라는 의류광고에는 한 여성이 비닐봉지에 얼굴을 묻고 본드를 흡입하는 장면이 있다. 카피는 「본드나 가스를 절대로 하지 맙시다?」이다. 물음표까지 찍은 이 발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우려된다. 점술이나 풍수지리쪽은 아예 유머광고에 가깝다. 제일약국의 「명당도자기」라는 것은 「정부의 시책에 적극 부응해 만든 납골용기」다. 이것을 쓰면 「조상의 음덕을 받아 우환과 액운에서 벗어나고 자손이 번창」한다. 「밤마다 나타나는 귀신이 사라지고」, 「우울증과 유방암 환자가 치료되고」, 「심근경색증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선정적인 광고다. 지난해 나온 광고들을 보면 처음부터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한 것같다. 씨에프라인의 청바지광고는 전라의 남녀를 모델로 쓰고 있다. 얼핏 보면 남녀 모두 이 회사의 청바지를 입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청바지의 바느질자국만 그려넣어 아랫도리가 훤히 드러나보인다. 에로물 비디오쪽은 도저히 구제가 어려운 수준이다. 「내안의 남자」라는 비디오는 「그녀는 거리의 여자… 그녀의 서비스는 특별하다」, 「싸구려 위스키와 매춘으로 얼룩진 그녀의 섹스투어」 운운하며 나체 여인의 전신을 보여주고 있다. 제재를 받은 광고들을 보면 대개 처음부터 이를 각오하고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광고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이 보더라도 바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지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광고 중지나 수정 결정을 받으면 그만큼 돈을 더 들여야 한다는 것은 그들도 안다. 그럼에도 굳이 그런 광고를 만드는 것은 그래도 효과가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부당광고를 업종별로 보면 식품·음료업종이 가장 많은 232건으로 전체의 23.2%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유통업이 163건(16.3%), 건강관련용품이 139건(13.9%)을 기록했다. 이어 의료·교육, 서비스·오락, 가정용품, 화장품·세제, 출판, 수송기기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심의기구는 제재결정을 받은 1,001건의 광고 가운데 915건(91.4%)의 광고가 완전히 시정을 이행했으며 26건(2.6%)의 광고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부분적으로 수정을 했다고 밝혔다. 자율심의가 시작된 이후 최근 4년간의 이행률을 보면 95년 80.2%, 96년 85.7%, 97년 86.7%, 98년 94.0%로 꾸준히 올라 자율심의제도가 점차 정착돼가고 있다고 자율기구측은 설명했다. 【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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