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지난 4월14일 이후 한달여 만에 950선을 돌파함에 따라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탈출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등 해외 증시가 바닥을 확인, 상승하고 있는 데다 유가하락세, 전기전자(IT) 업종의 실적개선 등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950선 위에서 소폭의 조정을 거치다 이르면 2ㆍ4분기에도 1,00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19일 급등세가 프로그램매수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으로 추가적인 모멘텀이 없다면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여전하다. ◇박스권 탈출 기대감 ‘솔솔’=이날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에서는 5일 이동평균선이 20일선을 상향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동시에 발생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는 의미 있는 반등으로 시장의 일반적인 전망과 달리 주가가 앞으로 큰 폭의 조정 없이 점진적으로 상승 흐름을 띨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 및 인플레 우려 둔화로 미국 경제와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의 대만 비중 확대에도 외국인 이탈 우려가 적고 북핵과 위앤화 절상 악재에도 우려감이 둔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본부장도 “전세계 시장에서 정보기술(IT)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한국도 950선은 언제든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며 “2ㆍ4분기 지수 저항선은 1,000포인트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20% 이상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유가하락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 회복도 기대되면서 최소한 지수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 이르다’ 불안감도 여전=반면 이날 지수 급등은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 등에 의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서정광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 가능 물량은 2,000억~3,000억원에 불과하다”며 “고객예탁금이 9조원 정도에 머물고 있고 외국인도 눈치를 보고 있어 950~960선이 반등의 한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무역수지 불균형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수가 바닥은 만들었지만 구조적인 상승세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IT주ㆍ소재주 등에 주목해야=하지만 이들은 앞으로 지수 전망은 엇갈리면서도 IT주와 내수 관련 업종, 소재주 등이 앞으로 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IT주의 경우 이달 초부터 외국인의 끝없는 매수세에 힘입어 오름세를 타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나 순환매 차원보다는 새로운 상승 사이클이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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