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유일한 버팀목이던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지난 6월 수출 증가율은 1~5월의 평균치인 21.3%보다 낮은 17.0%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더구나 수출 호조세가 하반기 이후 더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더하고 있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374억3,300만달러, 수입은 377억1,700만달러로 2억8,400만달러의 월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또 고유가로 상반기 무역 적자는 57억달러를 보여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7년 이후 11년 만(상반기 기준)에 처음으로 적자를 나타냈고 연간 기준으로도 11년 만에 적자로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둔화되는 수출 증가율=무역수지가 한달 만에 적자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수출 증가율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6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7.0% 증가했지만 올해 1~5월 평균 증가율인 21.3%보다 낮아졌다. 반면 6월 수입액은 지난해 6월보다 32.3%나 급증해 1~5월 평균 증가율인 28.5%를 웃돌았다. 수출 증가율 둔화는 하반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개도국의 성장세 둔화가 그 원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8년 하반기 수출 환경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개발도상국의 경기 상승세에 힘입어 수출이 호조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개도국의 성장세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기둔화가 시차를 두고 ‘멕시코ㆍ캐나다 등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유럽ㆍ일본 등 선진국 경제→비자원 수출 개도국→자원 수출 개도국’ 순으로 영향을 미쳐 성장세가 둔화된다는 이야기다. ◇11년 만에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상반기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5% 증가한 2,140억달러, 수입은 29.1% 급증한 2,197억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는 57억달러 적자를 냈다. 주력품목의 수출 실적이 좋았고 신흥개발도상국 수출이 급증하면서 6년 연속 두자릿수 성장률을 지속했지만 원유 수입 부담이 워낙 컸다. 석유제품ㆍ일반기계ㆍ무선통신기기ㆍ석유화학ㆍ선박 등이 호조를 보였는데 컴퓨터와 반도체는 오히려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는 아프리카(51.2%)와 인도(39.6%), 중남미(25.8%), 중동(27.8%) 중국(36.1%) 등 대(對)개도국과 자원 부국에 대한 수출이 강세를 보인 반면 미국(1.2%)과 유럽연합(15.0%), 일본(15.8%) 등 선진국의 수출 증가세는 둔화됐다. 수입 가운데서는 원유 도입 금액이 상반기 수입액의 20%를 차지하고 지난해 동기에 비해 60.9% 급증한 434억달러에 이르렀다. 상반기 평균 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100.1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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