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조직구성을 완료하지 못하는 등 파행을 거듭하면서 갖가지 진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에는 방통위에 ‘신기록 제조기’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를 붙이고 다니면서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28일 12명의 국장급 인사를 발표했지만 핵심 요직인 방송통신정책융합실장과 기획조정실장의 자리는 1일까지도 여전히 ‘공석’이다. 조직이 출범한 지 벌써 62일째, 최시중 위원장이 임명된 지 36일이 지났는데도 조직이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다. 방통위의 진기록은 이것만이 아니다. 옛 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진흥단장으로 있던 임차식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 지식산업표준국장은 두 달 만에 다시 네트워크 정책관으로 임명돼 사실상의 원래 부처로 ‘컴백’했다. 만약 현재 방통융합실장의 유력 후보인 설정선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마저 돌아온다면 두 명의 고위공직자가 불과 두 달 사이 정통부-지경부-방통위 3개 부처를 거치게 되는 셈이다. 인사 과정도 상식을 깨고 있다. 인사는 일반적으로 고위직을 먼저 발령하고 과장ㆍ사무관 또는 직원 등의 순으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방통위는 중간 관료인 과장과 사무관부터 발령을 내고 국장을 나중에 임명하는 지그재그식 인사를 단행했다. 이외에도 ▦사상 최초의 정부부처와 민간기구 합병 ▦구성원 월급 미지급(3월) 등 이미 지난간 이력까지 합치면 방통위가 가는 길마다 ‘역사를 새로 쓰는(?)’ 부서로 손색이 없게 된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인사가 오늘 내일 날 것이라고 한 게 벌써 한 달이 넘었다”라며 “이미 직원들 사이에는 ‘방통위는 신기록 제조기’라는 우스개 소리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