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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사 실험 성공할까

부사장 이상 임원 8명중 7명 외국인 영입<br>최고전략책임자에 갬빌 임명<br>글로벌 기업도약 의지 불구 조직 융화가 관건



'LG전자의 대담한 인사 실험은 성공할 것인가'. LG전자가 2007년 이후 꾸준히 해 온 외국인 경영진 영입을 사실상 마무리함에 따라 인사 실험의 성패에 재계의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LG전자는 8일 공석인 최고전략책임자 자리에 미국인인 브래들리 갬빌 부사장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듀크대와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MBA를 거친 그는 맥킨지와 이노사이트 컨설팅업계에서 15년간 근무한 후, 2006년초 컨설팅 회사 이노사이트 벤처스를 설립운영해왔다. 갬빌 부사장 영입으로 LG전자는 CEO를 제외하고 총8명의 'C급' (Chief, 부사장 이상 최고책임자) 임원 가운데 7명을 외국인으로 채웠다. 남용 부회장은 2007년 더모트 보든 부사장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에는 토머스 린턴 최고구매책임자(CPO), 3월 디디에 슈네보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 6월 레지널드 불 최고인사책임자(CHOㆍ2009년 피터 스티클러 부사장으로 교체), 8월 제임스 셰드 최고유통책임자(CGTMO) 등을 차례로 스카우트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백우현 사장이 미국 국적임을 감안하면 재무책임자인 정도현 부사장을 제외한 7명의 C급 임원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 같은 외국인재 영입은 "조직 문화를 바꾸고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남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는 최고경영진의 70%를 외국인으로 채우겠다고 공언해왔다. 외국인들이 조직 상층부에 대거 포진하면서 LG전자에 어떤 변화가 왔을까. 조직 문화에 상당한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이 외국계 회사처럼 규칙적으로 변한 측면이 있고 말단 직원들도 직속 상관을 거치지 않고 최고책임자를 직접 상대하게 됐다"며 "토론과 현장 분석이 활성화된 점도 긍정적인 변화"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경영진은 눈에 보이는 성과도 창출하고 있다. 슈네보 부사장은 HP에서의 근무 경험을 발판으로 LG전자의 공급망관리시스템(SCM)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IBM 출신 린턴 부사장은 구매 프로세스 재정립으로 올해 1조원의 경비를 절감하는 임무를 맡았다. 보든 부사장은 존슨앤존슨 시절 노하우를 내세워 세계 최고 자동차 경주대회인 F1을 활용한 대형 마케팅 프로젝트를 감행했다. 글로벌 인재 양성이란 점에서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전자의 해외본부와 지역법인 인재들에게 사내 성공가능성에 대한 꿈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남아공 법인장으로 현지인을 기용했다. 이 같은 변화는 남 부회장이 사용해 LG전자의 인재경영을 대표하는 단어로 떠오르고 있는 'LG 패스포트'란 개념으로 압축되기도 한다. 전세계 LG맨들이 차별 없는 근무ㆍ인사 기회를 얻게 된다는 뜻이다. 반면 이들이 결국 2~3년 단위 계약을 맺은 '용병'이란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단기 성과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을 뿐더러 조직 구성원들과 쉽게 융화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드러나지 않지만, 국내 간부들과 업무 뿐 아니라 '자리' 관련한 은근한 기싸움도 벌어지곤 한다는 게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차동옥 성균관대 경영학부 교수는 LG전자의 외국인 경영진 영입과 관련, "해외시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용이하고 기업 구성원들의 다국적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조직 다양성 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LG전자가 전략 수립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고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자는 상징적 메시지 또한 담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인력과 경쟁 내지 대립구도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확대와 조직 팽창으로 오히려 '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주요기업들은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외국인 스카우트는 분명 파격적인 실험"이라며 "한국적 기업문화와의 조화 여부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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