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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구조조정] 재계 구조조정특별위 중재업무 개점휴업
입력1998-11-30 00:00:00
수정
1998.11.30 00:00:00
「1차 구조조정작업(빅 딜)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데 2차는 언제하나…」5대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이 반도체 등 1차에 이어 추진키로 한 2차구조조정 작업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다.
1차 구조조정작업도 업체간 이견과 은행권의 지원축소 등으로 아직 이렇다할 매듭을 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2차 구조조정까지 생각하는 것은 아직 시기적으로 빠르다는 얘기다. 일부에선 『2차 구조조정작업은 이미 물건너간 상황』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재계는 전경련을 축으로 지난 10월 2차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한 구조조정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는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한진·한화종합화학·대림산업·고합·한솔·효성·코오롱·아남·동국제강·강원산업 등 모두 15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원회는 지난 16일 발족회의를 연 이후 아직 이렇다 할「액션플랜」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1차구조조정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데다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나오지 않고 있어 1차의 결과를 지켜본 뒤 추진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입장이다. 전경련도 업계가 자율로 구조조정을 요청해 오면 중재할 의향이 있는데 중재요청한 업종이 아직 없다는 설명이다.
결국 2차구조조정은 1차의 성과여부에 따라 그 내용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설령 추진된다 해도 1차 구조조정이 끝난 후에나 가능해내년에 가서야 구조조정의 윤곽이 나올 것이라는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김우중(金宇中)전경련회장도 최근 『우선 1차 구조조정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 2차는 1차를 해결한 뒤 내년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구조조정작업이 추진된다고 해도 1차 못지 않는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1차와 마찬가지로 업체간 이해득실이 다른데다 5대그룹 외의 업체들이 5대그룹중심의 구조조정에 강하게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대상업종은 위원회의 면면을 분석하면 유화·철강·이동통신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유화는 특히 1차에서 대산단지에 대해서만 구조조정방안을 마련하고 여천과 울산단지는 2차구조조정대상으로 미뤄놓은 상태다. 현재 울산에는 SK, 대한유화 등 2개사, 여천에는 LG, 한화, 호남, 대림 등 4개사가 있다. 울산단지는 SK가 대한유화를 인수하는 선에서 가닥을 잡으면 되지만 여천은 쉽지않다. 일부에선 한화와 대림을 LG와 호남에 합병하면 된다고 하지만 한화와 대림이 강력히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
철강은 한보철강·㈜한보·환영철강·대한제강 등 부도업체가 몰려있는 전기로업계가 우선 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한보철강은 국제입찰로, 나머지 부실업체는 인천제철·동국제강·강원산업·한국철강 등이 가교회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처리할 방침이었으나 난항을 겪고 있다.
PCS 등 이동통신도 대표적인 중복과잉업종이지만 업체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있어 조정대상에 포함될 지 아직 미지수다. 『5개업체(셀룰러 2개사 포함)는 너무 많다』는 일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업체마다 주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의지를 갖고 있어 구조조정대상에 포함될 경우 어느 업종 못지않게 난산이 예상되고 있다.
전체적인 그림은 그려져도 업종별로 하나씩 들쳐보면 모두 해결이 쉽지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2차구조조정작업이 추진돼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1차 조정작업이상의 어려움이 뒤따른 것이란 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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