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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힘겨운 해외방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3)는 점점 나빠지는 건강 때문에 11~14일의 슬로바키아 방문이 끝난 뒤에는 해외 방문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슬로바키아에서 보여준 교황의 모습은 다음부터는 이탈리아 밖의 외국에서 교황 얼굴을 보기 어려울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파킨슨씨병과 무릎 관절염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교황은 13일 슬로바키아 동부 로즈나바의 언덕에서 2시간 30여분에 걸쳐 혼신의 힘으로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15만 명의 신도가 운집한 가운데 진행된 미사에서 교황은 불분명한 발음을 하거나 일부 연설 내용을 빼먹기도 하면서 슬로바키아어로 “하느님께 충실하고 그의 율법에 따르라”고 말했다. 교황은 왼손을 떨면서 `기독교 방식의 인생`이란 제목의 강론 도중 두 번이나 설교 내용을 옆에 앉은 조지프 톰코 추기경에게 대신 읽도록 하는 등 쇠약한 모습을 보였으나 2000년 분리된 세살박이 샴 쌍둥이 자매의 볼을 어루만지며 축복을 내리는 등 미사를 끝까지 이끌었다. 교황은 11일 슬로바키아 도착 첫날 성명조차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해 건강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다. 1978년 이후 25년 동안 교황으로 재임해온 요한 바오로 2세는 102 번 해외를 순방했다. 바티칸 당국은 “교황이 내년에도 오스트리아 프랑스 폴란드 스위스 방문을 고려 중”이라며 건강 위기설을 부인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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