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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英 - 佛ㆍ獨 관계복원 급물살
입력2003-04-16 00:00:00
수정
2003.04.16 00:00:00
이병관 기자
이라크전과 관련 갈등의 골이 깊어진 미ㆍ영국과 프랑스ㆍ독일 등이 관계 복원을 위해 발 빠른 행보에 나섰다. 불투명했던 전쟁 상황이 종료되면서 양측의 전략이 명분 싸움에서 이라크 재건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현실적인 실리 챙기기로 전환되고 있는 것.
반전의 선봉에 섰던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15일(현지 시간) 전화를 걸어 이라크 전후 처리에 대한 양측 입장을 조율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대 유럽 관계 정상화를 위해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특사단을 유럽에 급파했다. 또 이라크전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독일과 영국도 정상회담을 갖고 전후 이라크 처리에 공조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화해 움직임은 어떻게 해서든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적당한 핑계를 찾아온 프랑스 독일의 입장과 국제사회의 경제적ㆍ정치적 지원이 필요한 미ㆍ영의 입장이 맞아 떨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UN 주도의 이라크 재편을 주도해왔던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부시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라크 재건 문제와 관련해 “유엔의 실용적인 역할을 기대한다”며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일방적인 미국 주도의 재건을 강조해왔던 부시는 “UN이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영국도 독일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유럽 공동 외교안보정책을 깨뜨렸다는 비난을 면하고 EU내 훼손된 입지를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양측은 이라크 재건 과정에서 유엔의 기능과 관련 `중심적`또는 `주요한`이라고 포괄적이면서 모호한 표현을 쓰고 있어 구체적인 이라크 재건 방식과 내용을 놓고 적지 않은 진통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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