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으로 1ㆍ4분기에 환율 때문에 고전했던 기업들이 2ㆍ4분기에도 실적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환율의 가파른 상승 때문에 항공ㆍ유틸리티ㆍ정유ㆍ해운ㆍ철강업종 등은 2ㆍ4분기 실적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환율 상승 소식이 가장 우울한 업종은 단연 항공주다. 운임의 50~60%를 원화로 받는 반면 비용의 40%를 차지하는 유가는 달러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가마저 강세여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한 대형증권사 운송담당 애널리스트는 “계절적으로도 2ㆍ4분기가 비수기이기 때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모두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에서 적자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유업체들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환율이 1원 올라가면 연간 세전이익은 20억~30억원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헤지를 100% 하는 조선업종과 달리 정유업체들은 원유 매입채무에 대해 통상적으로 헤지를 하지 않는다. 원자재 가격에 환율 인상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철강ㆍ건설ㆍ유틸리티업종도 환율 상승이 달갑지 않다. 외화부채도 관심 있게 볼 대목이다. 외화부채가 많은 경우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환산손실이 발생해 세전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대표적인 경우다. 1ㆍ4분기 영업이익은 흑자를 냈지만 약 3,700억원의 외화 환산손실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외화부채가 가장 많은 기업(2007년 재무제표 기준)은 SK에너지ㆍS-OILㆍ현대상선ㆍ삼성전자 등으로 나타났다. 해운사들의 경우 선박 리스에 따른 부채가 높았으며 정유사들은 해외시설 투자로 인한 외화부채비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에프앤가이드의 한 관계자는 “환율 인상이 계속될 경우 기업 특성상 외환차손과 외화 환산손실이 크게 발생했던 기업들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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