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증권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빅4 주식이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 면에서는 매력적이지만 성장 가능성은 이들 외의 종목이 더 클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빅4가 아닌 다른 종목에 주목하는 역발상 투자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제임스 김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과 국내 자동차 업체의 세계 시장 진출이 서서히 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추정치가 더욱 하향될 가능성이 있으며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3인방은 생산설비 확장이 제한적인 탓에 의미 있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노무라증권은 빅4를 포함한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빅4를 제외할 경우 순이익 증가율은 45.3%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한국은 글로벌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만큼 성장 둔화라는 암초에 부딪힌 빅4와 달리 여타 기업의 이익은 견고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은 기술·은행·인터넷·필수소비재 업종의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000660)·KB금융(105560)·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롯데케미칼·엔씨소프트·한샘·코리안리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노무라증권은 삼성그룹이 가까운 시일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에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갈 뿐만 아니라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로 상속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체제를 재편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지난달 펼쳐진 삼성그룹주의 동반 상승세는 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한 결과라고 노무라증권은 지적했다. 단기간 내에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그룹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에 편승해 상승한 종목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